노무현 이잡듯이 뒤진 우병우, 7년만에 같은 처지에..."넥슨, 국정농단 등 규명 검찰의지에 달려"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스타에이지=김현주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6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그에 대한 검찰의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년 전인 지난 2009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면 조사하며 일약 유명세를 탄 우 전 수석은 이제  본인이 노 전 대통령처럼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7월 넥슨과의 부동산 거래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우병우 수석은 대통령을 모욕하고 이 잡듯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을 때처럼 우 수석 본인도 동일하게 수사받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검찰 안팎의 분위기로 봤을 때 과연 검찰이 우병우 전 수석의 혐의를 제대로 밝혀낼 지는 미지수다.  

지난 8월 23일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팀장으로 특별수사팀이 구성된 지  핵심 조사대상인 우 전 수석을 소환하기 까지 75일이나 걸렸다. 

하지만 사전 수사는 거의 이루어진 게 없는 분위기다. 출두한 우 전 수석의 법적 신분도 피고발인이다. 범죄 혐의가 있는 피의자가 아니라 단순히 누군가 고발하니까 조사받으러 나온 것에 불과하다.  

물론 조사 도중에도 우병우 전 수석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하거나 긴급체포 또는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검찰이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의지만 있으면 우병우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정도의 범죄혐의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30일 우 전 수석의 부인 이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4시간 가량 조사했다.   

이씨는 본인과 남편인 우 전 수석 등이 주주로 있는 가족회사 '정강'의 접대비와 통신비, 렌트비 등 회사 비용 8600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고급 외제차 마세라티를 회사 명의로 리스해 개인적인 용도로 몰고 다닌 혐의를 받고 있다.

남편이자 주주인 우 전 수석 또한 이씨의 이같은 횡령 행위에 가담하거나 방조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이 정도 혐의는 가벼운 것 아니냐고 하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횡령 액수가 8600만원이면, 일반 기업인이라면  당연히 구속영장 청구 감이다.

우 전 수석의 부인은 화성 땅을 사들였다가 되파는 방법으로 차명 보유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것 또한 우 전 수석이 몰랐다고 주장할 개연성이 높지만, 검찰이 의지만 있으면 공범 관계 증거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병우 전 수석이 서울 강남역 주변 처가 땅을 넥슨코리아에 판 경위와 관련해서도 검찰 의지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뇌물죄 등의 혐의를 입증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자유로운 사적 거래’로 보고 무혐의 처분할 것이라는 말이 새나오고 있다.

우 수석 처가는 2011년 3월 강남역 인근 3371㎡의 토지를 1350억여원에 넥슨코리아에 매각했다. 넥슨코리아는 2012년 1월 매입 토지 중간에 있던 134㎡의 필지를 100억원에 추가 매입했다. 
 
넥슨은 이후 6개월이 흐른 뒤 1505억원에 구입했던 토지 전부를 부동산개발업체에 되팔았다.  

일견 넥슨은 손해 본 것이 없고 되레 45억원의  매도차익을 얻은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비사업용 부동산을 매입한 지 1년 이내에 팔면 매도차익의 5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거기다 매입시 취등록세(4.6%) 와 부동산중개수수료 등을 합치면 넥슨은 최소한 수십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넥슨코리아가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던 우 수석 가족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우 전 수석은 애초 이 부동산 거래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당시 주변인물들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이 계약 체결 장소에도 같이 있었다고 한다.

우 전 수석은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으로 재직 중이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대검 중수부 고위 간부라면 넥슨 입장에서는 '보험'드는 셈치고 몇십억원 손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우 전 수석이 진경준 전 검사장과 친분 관계가 있었던 만큼 진경준-넥슨-우병우 라는 연결고리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결국 이 사안 또한 검찰이 의지만 있다면,  우병우 전 수석에게 '포괄적 뇌물죄' 적용을 전제로 한 수사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에 대해 무혐의 처분 한다고 해도 아직 본 게임은 남아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우 전 수석이  최씨와 청와대 직원들,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의 일탈행위를 방조하거나 나아가 공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민정수석이라는 자리 자체가 대통령 주변 인물들을 감시 감독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 중 하나인데, 대기업 협박과 연설문 유출 등 거의 대놓고 진행된 최순실씨 일파의 각종 불법행위를 몰랐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밖에 없다.

만약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한 혐의점도 찾아 내지 못하고 우병우 전 수석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국민 불신과 민심의 동요는 극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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