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이지=이혜원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이 속속 드러나며 2선 퇴진을 요구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민심을 수습한다면서 불통 행보를 계속하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보수적인 천주교와 개신교 원로들을 잇달아 만났다.
이날 대통령 면담에 참석한 종교인은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목사) 등 3명이다.
염 추기경은 오전 10시에, 김장환·김삼환 목사는 오후 3시 각각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하지만 면담에 참석한 개신교 측 목사중 중 한명은 2014년 5월 세월호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목사로 확인되며 비난이 일고 있다.
김삼환 담임목사는 지난 2014년 5월 11일 명성교회에서 열린 '믿음의 3요소'란 제목의 주일예배 설교에서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삼환 목사는 같은 달 18일에도 '풍랑 속의 메시지'란 설교에서 “세월호(를 두고) 해경 때문이다, 청와대 때문이다, 해수부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방송(이나) 비판 안하는 데가 없다. 그러면 안 된다"고 설교했다. 이어 "세월호는 우리나라의, 우리 국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전체 국민 수준이 이런 거다. (세월호 유족들이)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생활로 돌아가게 나라가 협조해야한다"고 말해 비난을 샀다.
사태의 국면 전환을 위해 교회 보수적인 목사들이 같은 해 6월 1일 서울 명성교회에서 연 기도회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며 다시 논란이 됐었다.
김장환 목사는 자녀 3남매가 모두 극동방송의 요직을 차지하며 공공성이 강한 지상파 방송사를 세습하려 한다는 논란이 있다. 김장환 목사의 장남인 김요셉 목사는 극동방송 재단이사를, 차남인 김요한 목사는 대전극동방송 지사장을, 셋째 딸인 김애설씨는 극동방송 미주지사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수정 추기경도 천주교내에서는 고 김수환 추기경과 비교되며 대표적인 보수적 인사로 꼽힌다.
누리꾼들은 "민심을 듣겠다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 가슴에 대못질 한 김삼환 목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현 시국의 민심을 듣다니 대통령이 너무 비정상이다", "최순실이 없는 지금 뭔가 하시면 어떤 실수를 더 하실지 걱정이 크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한 목사는 "개신교계를 대표해 2명의 목사가 참석했다는데 선정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일단 의문이 간다. 교회를 대표하는 분들도 아니고 보수적인 교단을 대표하는 대형교회의 대표일 뿐이다"며 "현 정국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현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책임질 수 있기를 바라며 아픈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들께서 맡겨 주신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각계의 원로님들과 종교지도자분들 여야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드리겠다"고 말했다.
9일 오후엔 대한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스님을 초청해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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