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7시간, 그것이 진짜 알고싶다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출처=SBS>

[스타에이지] 2014년 4월 16일 오후 5시15분. 세월호 선체가 300여명의 생목숨과 함께 바닷물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은 뒤  6시쯤 뒤였다.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 설치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던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최고 사령탑인 대통령의 이 어이없는 한마디 질문은 그후 세월호 쇼크의 상징이 됐고, 모든 의혹의 시발점이 됐다.

의혹의 눈초리는 박 대통령의 당일 행적 자체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를 집약한 표현이 '세월호 7시간'이다.

박 대통령은 당일 오전 10시 세월호 관련 첫 보고를 받는데, 그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나기 까지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얼했느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19일 홈페이지에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 이것이 팩트 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유언비어를 막기 위해 본디 비밀인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한다는 설명도 덧붙혔다.

청와대는 이 글에서 "세월호 사고 원인을 대통령의 7시간으로 몰아가는 악의적인 괴담과 언론 오보로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처음에는 ‘정OO를 만났다’ 하더니, 그 다음은 ‘굿판을 벌였다’고 하고,  그 다음은 `프로포폴 맞으며 잠에 취했다` 하였고, 그 다음은 ‘성형시술을 받았다’고 한다.의혹은 계속 바뀌어가며 괴담으로 떠돌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짧게는 3분, 평균 20분 간격으로 쉼없이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시를 내렸다"는 기존의 주장도 되풀이 했다.

박 대통령은 당일 관저집무실 및 경내에서 30여차례의 보고와 지시를 내렸고 이는 이미 국회 운영위(2014년 7월7일), 세월호 국정조사특위(2014년 7월10일),청와대 국정감사(2014년 10월28일)에서도 밝혔던 것이며 야당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4월 16일 하루동안 박 대통령의 근무일지를 간단한 목록 형식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이 목록은 지난 2014년 7월 국회에 제출된 것과 같은 것이었고, 의혹을 풀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의혹을 되레 키우는 구실만 주고 있다. 

대면 보고나 지시, 대책회의 개최 등은 없이 서면보고와 전화지시만 했다는 것이 청와대가 공개한 목록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목록에 따르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오전 10시 최초로 보고를 받았다. 그로부터 30분이 지난 후 해경청장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세월호 사고는 당일 오전 8시30분쯤 발생했고, 오전 11시18분쯤 선체는 바다 아래로 완전히 가라앉았다.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 첫 보고를 받은 이후 7시간만인 오후 5시15분이 되어서야 중대본에 등장했다.  

7시간 동안 최고 사령탑인 박 대통령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한 것인가? 

SBS '그것이 알고싶다'도 19일 방송에서 이 의혹을 파고 들어갔지만 시원한 답은 찾기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0년 경 한 바이오업체로 부터 불법적인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고 그후 박 대통령은 역시 줄기세포로 유명한 차움의원에서 계속 진료를 받았는데, 이 줄기세포 시술과 세월호7시간 간에 무언가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 '그것이 알고싶다'의 메시지였다.

차움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진료를 받으러 다녔다는 차병원 계열 회원제 고가 의료시설이다. 줄기세포 기술 등을 이용한 안티에이징(노화방지)와 성형시술 등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최순실 최순득 자매가 단골로 다닌 곳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즈음부터 줄기세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법률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줄기세포 관련 업계 돕기에 적극 나선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선진국에서 할 수 있는 건 우리도 다 허용하는 것이 맞다"고 하는 등 줄기세포 관련 규제 풀기에 유난히 적극적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과정에서 가장 수혜를 많이 받은 곳은 차병원이고 그 결과 계열사인 차움의원은 급성장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줄기세포 연구기관으로 승인받고, 정부의 예산 지원도 따낸다.

하지만 '그것이 알고싶다'의  퍼즐 맞추기는 여기서 더이상 진전하지는 못했다.

차움의원 측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과 최순실이 병원을 방문했냐는 질문에 "2014년 4월 16일 VIP(박 대통령)나 최순실이나 관련된 사람이 여기에 온 기록이 없다. 확인했는데 앞뒤 일주일 열흘 전 뒤로 없다. 차트로 확인한 것인데 대통령에 대해선 없다. 세월호 참사 당시 병원에 온 적은 없다"고 했다. 
  
차움의원이 최순실 게이트 발생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과 진료기록을 삭제했다는 직원들의 제보에 대해서도 병원측은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그것이 알고싶다'가 이날 제기한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줄기세포 시술 의혹은 최순실 특검과 국정조사 등에서 다시 한번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사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자 유력 대선 후보였다. 제보자는 "회사 측에서 한나라당으로 로비를 많이 한 건 사실이다. 다른 국회의원이나 연예인들도 많이 와서 시술을 받아서 그 역시 국회의원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받은 시술은 자가지방줄기세포 주사다. 지방에서 자가 세포를 채취해서 배양해 정맥이나 얼굴에 주사를 맞는 것이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장은 "줄기세포 수여나 판매는 법적으로 동일하게 여겨진다. 공짜로 줘도 법으로 금지돼있다. 명확한 불법이다"라고 제작진에게 말했다.  

제보자에 의하면 이 바이오 업체의 VIP 명단에는 최순실도 있었다. 다른 이름을 사용했고 이목구비도 바뀌었지만 얼굴 윤곽만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청와대에 이에 대해 문의했지만, 청와대에서는 방송 전날까지 답변을 주지 않았다. 

◆ 청와대가 공개한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 일정

10시 대통령, 국가안보실로부터 종합 서면보고 받음(구조 인원수, 구조 세력 동원 현황)  
10시15분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상황보고 청취 후 지시사항 하달)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하여 누락인원이 없도록 할 것"  

10시22분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추가 지시사항 하달) "샅샅히 뒤져서 철저히 구조해라"고 강조  
10시30분 대통령,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 지시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 다할 것", 민경욱 대변인 대통령 지시사항  언론에 브리핑.  

10시36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 "9시50분 현재 70명 구조"  
10시40분 대통령, 안보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 (106명 구조 10시40분 현재)  
10시57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 (10시40분 현재 476명 탑승, 133명 구조)

11시20분 대통령, 안보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11시10분 현재 161명 구조)  
11시23분 대통령, 안보실로부터 유선보고 받음  
11시28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11시15분 현재 477명 탑승, 161명 구조)  
11시34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실로부터 유선보고 받음 (인도네시아 대통령 방한 시기 재조정 검토)  
11시43분 대통령, 교육문화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자율형 사립고 관련 보고)  

12시5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11시50분 현재 162명 구조, 1명 사망)  
12시33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12시20분 현재 179명 구조, 1명사망)  

12시50분 대통령,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으로부터 10분간 유선보고 받음(기초연금법 국회 협상 진행상황 관련 긴급보고)  

13시07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13시현재 370명 구조, 2명 사망)  
13시13분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유선보고 받음(190명 추가구조하여 현재까지 총 370명 구조하였다고 잘못 보고)  

14시11분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구조 진행상황 재확인)  
14시50분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유선보고 받음(190명 추가구조는 서해 해경청이 해경 본청에 잘못 보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정정보고)  
14시57분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 (구조인원 혼선에 대한 질책과 통계 재확인 지시)  

15시 대통령,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준비 지시  
15시30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보부터 서면보고 받음(구조인원 166명으로 정정, 사망자 2명 포함)  
15시42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외교안보수석-주한 일본 대사 오찬 결과)  

16시10분 비서실장, 수서비서관 회의 주재  
16시30분 경호실, 대통령에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준비 완료 보고  

17시11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잔류자 구조방안 등)  
17시15분 대통령,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많은 승객들이 아직 삐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음. 생존자를 빨리 구출할 것"  

20시06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462명 탑승, 164명 구조, 4명 사망)  
20시50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174명 구조)  

22시09분 대통령, 정무수석실로부터 서면보고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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