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김재규가 산 박근혜를 잡나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사살한 동기가 당시 영애 박근혜와 최태민과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10.26 사태 당시 김재규 전 중정부장의 변호를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의 입을 통해서다.

김재규 전 중정부장은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사살한 뒤 사형됐다.

강신옥 변호사는 25일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김재규 부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최태민과 구국여성봉사단을 정리해야한다고 보고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영애 박근혜의 말만 듣고 보고를 묵살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영애를 친국하겠다고 하고는 구국여성봉사단에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심지어 더 개악시키는 것을 보고 김 부장이 절망했다. 이 것이 김재규 부장의 거사의 동기가 되었다고 주장하더라”고 말했다.

강신옥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중정과 민정수석실은 최태민이 여성 정치 지망생 6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내용까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변호사는 “김재규 부장이 말하길, 최태민이 이 구국여성봉사단 운영위원 30명을 두고 기업을 갈취하고 여성 정치 지망생들을 성추행하니  원성이 자자해 중정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정밀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최태민과 가까워진 뒤 최태민이 여성단체인 구국여성봉사단 총재가 되는 데도 개입하고 기업들로부터 수억원대 돈을 뜯어내는 데도 관여했다. 민정수석실이 별도로 조사하니 최태민이 영애를 등에 업고 기업체로부터 수십억원을 갈취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재규 부장이 사형된 후 강 변호사는 최태민과 박근혜의 관계를 끄집어낸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혐의로 조사도 받았다. 하지만 변호사로서 정당한 변론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강 변호사는 김재규 부장에 대해 “처음에는 역적으로 몰린 조선시대 사육신도 재평가받고 인정받는 데 250년이 걸렸다. 언제라도 김재규 부장의 10ㆍ26 거사 정신이 제대로 밝혀지고 평가받을 날이 올 것이다”라며 재평가를 기대했다.

현 정국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 일가의 인연과 도움으로 대통령까지 됐지만 결국 재임 중 최태민 일가로 인해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 만일 김재규 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건의한 대로 최태민과 박근혜를 떼어내고, 최태민을 엄벌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일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강 변호사는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서 지금도 헌정 중단 사태인데 더 나빠질 일이 뭐가 있나. 민심이 하야라면 억지로 막을 수 없다”며 현 시점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다.

◆김재규는 누구?

김재규 전 중정부장은 경상북도 구미 출신으로 1943년 안동농림학교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농과대학 중등교원양성소에 입학하여 1945년 수료했다. 

김천중·고교에서 교직생활을 했고, 국군창설 때 조선국방경비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의 전신)에 입교하여 1946년 12월 제2기생으로 졸업했다. 

1954년 제5사단 제36연대장, 1957년 육군대학부총장, 1963년 제6사단장, 1966년 제6관구 사령관과 방첩대장, 1969년 육군보안사령관, 1971년 제3군단장 등을 거친 뒤 중장으로 예편했다. 5·16군사정변 직후 군정하에서는 호남비료 사장을 역임하였다. 1973년 유신정우회 소속으로 제9대 국회의원이 되어 정치에 입문했다. 

1976년 12월 중앙정보부장에 임명되었고, 박정희 대통령의 측근에서 정보수집과 사태수습의 임무를 수행했다.   

1979년 와이에이치(YH)무역 여공농성사건, 신민당 총재 김영삼의 의원직 박탈사건, 부산·마산 항쟁 등과 관련해  경호실장 차지철과 갈등을 겪으면서 박정희 정권의 정당성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되었다. 

1979년10월26일 밤  중앙정보부 직속부하인 박선호·박흥주 등과 모의해 이른바 ‘10·26사태’인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행하게 됐다.  

10월 28일 합동수사본부장 전두환에 의해 체포돼 군사법원에 회부돼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미수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뒤 1980년 5월 24일 형장의 이슬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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