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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 게이트 관련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스타에이지=김현주 기자] "나는 측근 잘못 쓴 것 빼고는 잘못한 게 없다. 전부 국가를 위해 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챙긴 사익도 없다. 그런데도 자꾸 물러가라고 하니 국가를 위해 조기에 물러나 주겠다. 대신 구체적인 방법은 국회가 만들어 와라."
박근혜 대통령이 2차 대국민담화 이후 이후 25일 간의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은 '이이제이' 였다.
박 대통령은 이제 목전에 다가온 특검과 국정조사도 거부할 명분을 스스로 만들었다.
"임기 전에 물러나겠다는 데 무슨 조사냐"고 버틸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고 한 것도 추가적인 조사 추진을 무력화시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공'을 넘겨받은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이 '신의 한수'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담화에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 혼란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방안을 만들어 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스스로 '사직'하거나 '궐위' 상태가 되지 않는 한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스스로 사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박 대통령도 '여야 정치권이 정권을 이양할 방안'을 만들어 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했다.
문제는 여당과 야당이 과연 '정권 이양 방안'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예상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은 △ 여야 합의로 국무총리를 새로 선임해 과도내각을 구성한 뒤 △ 박 대통령이 사임하고 △과도 내각 주도로 조기 대선을 치루는 방안이다.
총리로 누구를 선임하느냐, 대통령 사직 시점을 언제로 하느냐 등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에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다.
유불리 계산에 따라 국면마다 여야의 공방은 치열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개헌과 정계개편 문제도 다시 부각할 가능성도 높다. 세월만 허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박근혜 대통령을 임기만료 전에 조기 퇴진 시키는 또하나의 방법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을 받아내 강제로 '궐위' 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 추진에서 발을 빼려는 분위기다. 탄핵은 국회 문턱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담화 발표 직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 대표는 "탄핵 일정을 전면 재검토해달라"고 야권에 요구했다.
대통령이 스스로 조기 퇴진까지 언급했는데, 탄핵을 추진해서 뭐하겠느냐는 의도가 깔려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지만 별 대책은 없어 보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담화 직후 “한마디로 탄핵을 앞둔 교란책이고 탄핵 피하기 꼼수"라고 비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야3당과 양심적인 새누리당 의원들과 계속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지원사격없이는 탄핵은 국회 본회의 문턱조차 넘을 수 없다.
결국 야당이 국회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정치적 비난 말고는 없어 보인다.
국정조사를 통한 폭로전은 이어지겠지만, 아무리 '핵폭탄' 급 팩트가 나와도 박근혜 대통령은 개의치 않을 태세다.
그렇다고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법을 만들 수도 없다.
대통령 임기 관련 사항은 헌법이 직접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는 비아냥이 SNS에 쏟아지고 있다.
결국 국민이 직접 나서 '무조건 하야'를 관철시키는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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