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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말 구입 등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특혜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11월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잘못됐다"고 인정한 것은 딱 한가지다.
바로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거액의 회사 돈을 지원한 부분이다.
최순실 개인 법인 등을 통해 정유라에게 삼성이 지원한 돈은 최소 80억원이며 최대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국조특위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재용 부회장도 다른 질문에는 시종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치 못한 방법으로 지원된 것 인정한다. 세세하게 챙기지 못해 후회 막심하다”라고 인정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 본인은 이런 지원을 사전 또는 당시에는 전혀 몰랐고, 나중에 미래전략실 담당자로부터 사후 보고를 받았고 했다.
잘못된 것이긴 하지만 자신은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이나 특검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뇌물공여죄나 배임죄 등으로 추궁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다.
정유라에게 돈을 지원한 책임은 미래전략실의 장충기 차장에게 덮혀씌워졌다.
장충기 차장은 말이 차장이지 사장급으로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2인자다. 삼성그룹의 대관업무와 언론홍보 등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정유라에 대한 자금 지원을 집행한 실무 책임자도 미래전략실 조직 체계상 장충기 차장일 수 밖에 없고 이재용 부회장도 이를 인정했다.
장충기 차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19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번 국조특위에도 애초 청문회 증인 명단에 포함됐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종 단계에서 빠졌다.
정유라에게 자금을 지원한 것을 장충기 차장으로부터 보고 받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이재용 부회장은 “지원할 당시에는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장충기 차장을 한 달에 몇 번 만나냐”고 물었고 이에 “한 두번 만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최순실에게 억대 돈, 정유라에게 말을 건낼 당시 장 차장의 보고가 있었냐”고 물었고 이에 순간 이재용 부회장은 말을 하지 못했다.
이에 안 의원은 “머리굴리지 마세요”라고 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기억을 더듬고 있다. 문제가 되고 나서 들었다. 이전에 들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300억이 껌값인가. 부정한 돈이 건내가는데 장충기라는 자는 한 달에 한 두번 만나면서 보고를 안 했다면 책임물어야 하지 않나”고 했고,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나중에 들어보니 적절치 않게 지원된 것으로 알게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왜 책임 안묻나? 이미 보고 받았기 때문에 책임물을 수없는 것이다”고 말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검찰 조사 중이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안 의원은 “검찰조사 중인 내용도 묻게 돼 있다. 동문서답과 검찰 핑계 안 된다. 50살도 안되신 분이 국민 조롱하면 안된다”며 “장충기에게 보고 받은 적 없다면 해고를 시켜야죠. 보고 받았으니깐 해고 못시키는 거죠”라고 추궁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뭐라고 변명을 드려도 적절치 못했기 때문에 조사가 끝나면 저를 포함해 자리를 물러날 의사 있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민주당 도종환 의원도 “독일 비덱과 컨설팅 용역 체결했는데, 4차례 걸쳐 37억 송금했다. 이때 최순실 알았냐?”고 묻자, 이재용 부회장은 “몰랐다. 정말 언제 (최순실을) 알게 됐는지 한번 기억 되짚겠다”고 답변했다.
“정유라는 어떤 사람이라고 알았냐?”는 질문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몰랐다”고 했다.
도종환 의원이 “어떤 선수인지 모르고 지원되게 뒀냐? 비덱은 최순실이 설립하고 정유라와 함께 주주인 회사 알았냐? 삼성이 컨설팅 용역 계약 맺은 게 이상하지 않냐?”고 물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몰랐다”고 말했고, 도 의원이 다시 이재용 부회장에 “이 돈 37억으로 최순실은 주택, 호텔 구입 자금으로 사용한 것 알았냐”고 추궁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답변은 이번에도 “나중에 들었다”는 것이었다.
도 의원이 “알면서 최순실 지원 우회 통로로 이용하지 않았냐?”라고 다시 묻자, 이재용 부회장은 “나중에 물어보니 어쩔 수 없었던 사정 있었다”라고 말을 흐렸다.
"어떤 사정이었냐"는 질문에는 “여러 분들이 연루돼 있고 저는 제가 직접 연루된 일 아니라 제가 여기서 말 잘못하면 잘못된 오해를…”이라며 이 부회장은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도종환 의원은 또 “장충기 사장이냐”는 질문에 “승마 쪽 관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유라씨 말 구입 자금에 대해 미리 알았냐"고 묻자 이재용 부회장은 "문제가 되고 나서 들었으며 그전에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43억으로 말 3마리를 구매해 정유라를 지원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추궁하자 이재용 부회장은“적절치 못한 방법으로 지원된 것 인정한다. 세세하게 챙기지 못해 후회 막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돈이 회사에서 나갔는데 경위를 묻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재용 부회장은 "그 부분에 있어서는 뭐라고 말씀드릴 여지가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단 출연금 및 삼성과 최순실 직거래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몰랐을 리 없다”며 “만약 몰랐다면 이들이 이재용 부회장을 왕따시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자세한 내역은 몰랐다”며 “앞으로 더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에 손혜원 의원은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김상조 교수의 의견을 물었고, 김상조 교수는 “삼성은 모든 의사결정을 공유하며, 당연히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실장 등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은 장충기 사장의 증인 채택 불발도 문제삼았다.
손혜원 의원은 “장충기 사장이 삼성과 최순실 직거래 의혹의 당사자”라며 “왜 증인 채택이 되지 않았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충기 사장 증인 채택 불발에 있어 삼성의 입김이 있었다는 일각의 의혹을 지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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