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A4 용지 3장으로 최후의 역공

새누리당 의총, 이정현 최경환 조원진 vs 김영우 권성동 발언록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5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코앞에 두고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친박-비박 의원들의 최후의 결투장을 방불케 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3시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나온 주요 발언 내용.

이정현 대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한 조치를 취하려면 그 근거 기준은 헌법과 법률에 기초해야 한다. 국회 국정조사의 진상규명과 특검의 조사를 통한 재판이 끝나고 난 후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한다. 중대한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이 탄핵 사유가 되는 부분이 객관적이고 명확한 입증 자료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일단 혐의가 있다고 하는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대통령은 반론, 변론을 제대로 할 기회가 없었다.

당론으로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을 정하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거절 할 정도로 명백한 탄핵 사유가 있는가를 생각해봐야한다. 그 당론을 바꾸면서 했던 이야기가 광화문의 촛불, 이런 민심도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위대의 숫자와 언론 보도, 관련 뉴스와 여론조사 수치는 헌법과 법률 위에 있을 수 없다.” 

조원진 최고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총리 추천과 퇴진 일정 제시, 새누리당 당론 수용 등을 제안했지만 야당이 모두 거부했다. 그동안 국회는 무엇을 했나.

국정조사와 특검이 진실과 진상 규명을 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왜 탄핵을 하고 있나.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그 의도가 조기대선을 위한 정략적 의도는 없는지 참으로 의심스럽다. 

최순실 게이트로 당장 대통령의 직무와 헌법 효력을 정지시켜야하는 합리적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 거짓과 선동은 잠시 진실을 가릴 수 있어도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 침묵하는 다수의 국민은 헌정질서가 중단되고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 탄핵안 가결된다면 대한민국은 더 큰 깊은 수렁 빠지게 될 것이다.” 

김영우 의원

“지금 일어나는 최순실 사태는 대통령과 국민의 문제고 헌법 문제다. 대통령이 공과 사를 구분 못하고 도 모든 일을 선의에서 했지만 결과는 잘못됐다고 하는 식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윤리에서 너무나 동떨어진 말씀을 하신데 실망을 금할 수 없다.

표결에 임하는 의원들 개개인이 엄청난 중압감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시위대 숫자나 여론조사 결과, 하루 천 통 이상 오는 전화나 메시지 압력 때문이 아니다. 오로지 한사람, 한사람이 헌법 기관으로서 대한민국을 법에 따라 움직이는 나라가 되도록, 어떻게 하면 옳은 결정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다.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탄핵은 가결 시키는 것이 맞다. 국정혼란 측면에서 보면 탄핵 부결이 대통령 하야 정국으로 치달을 수 있어 굉장히 위험한 사태가 초래된다."

권성동 의원

 “박근혜 대통령과 인간적 의리를 지킬 것이냐 국민을 보고 정치할 것이냐를 두고 수많은 번민의 날을 보내다가 결심했다. 이번 안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맞느냐 위반했느냐 하는 단순한 결정이다. 중학교만 나와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냐는 주장이 앞에서 나왔다. 아니라면 왜 대통령이 세 번에 걸쳐 사과를 했고 우리는 왜 모두 모여서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나. 이 문제는 논란의 여지없이 확인이 된 문제다. 

탄핵 절차는 중대한 법률 위반 행위가 있을 때 헌법이 규정한 절차다.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는 물론이고 특검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가 검찰 수사를 안받았다. 변명할 기회가 많았는데 단 한 번도 안한 것이다.이런 주장은 논리성이 없다.”

최경환 의원

(A4용지 3장 분량의 서면 의견문 의원들에게 배포)

"혼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탄핵은 막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우리 손으로 만든 대통령을 탄핵의 심판대 위에 올리는 날,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곡히 호소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 지금 이순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모셨던 한 사람으로서 어느 누구보다도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하루가 멀다 않고 쏟아지는 대통령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대통령을 지켜봤던 저로서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들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방치하고 나 몰라라하면서 최순실 일가를 챙겨주려고 했다는 비난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그가 누굽니까? 당과 보수정치, 그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그 곳이 길바닥이든 기름때 낀 바위틈이든 손목이 으스러지든 얼굴에 칼이 들어오든 결단코 주저함이 없어 우리들의 맨 앞줄에 서서 오늘까지 20년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살아온 지도자입니다.  
  
그 기간 동안 단돈 1원도 자신을 위해 챙긴 적이 없는 지도자입니다. 저에게 단 한 번도 부당하고 불의한 지시나 일을 이야기 한 적이 없는 지도자입니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흔쾌히 지지했고 우리들은 그를 따랐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아시는 대통령이 제가 경험한 것과 또한 다르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국정조사와 특검이 이제 막 시작된 상황에서 탄핵은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박대통령은 “나라와 국정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미이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해 왔습니다.대통령 자신으로서는 억울한 마음도 있었겠지만 나라와 국민의 삶이 더 이상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고자하는 일념 하에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하여 국정운영의 책임을 다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국정안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결정해줄 것을 요청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야당은 나라의 운명도 국정 책임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정략적 욕심만을 채우려 하고 있습니다. 대화조차 거부한 채 마치 자신들의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오만한 모습입니다.이런 야당에 우리가 동조돼서야 되겠습니까? 정국안정도 가져오지 못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혼란만 더 가중시키는 탄핵에 왜 여러분의 귀중하고 소중한 국가운명결정권을 내 던지려하십니까? 탄핵을 하고도 또 그냥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자들에게 대한민국 정통임을 자임해 온 우리가 백기 투항해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진실로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하고 부정부패를 방조했다면 어떤 경우에도 그 처벌은 피할 수 없습니다.특검을 통해 대통령의 죄가 밝혀지면 탄핵은 물론 응당 처벌을 받을 터인데 뭐가 급해서 뭐를 도모하고자 대통령을 빨리 끌어내리고 죽이지 못해 안달이란 말입니까? 더욱이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회에 모든 것을 맡긴 이 마당에 말입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국민은 기대가 컸고 믿음이 깊었던 만큼 그 실망감에 분노가 폭발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또한 국민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촛불을 든 광장의 민심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국회는 바로 오늘 비난받는다 하더라도 국정안정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가 선택하는 것은 박근혜의 운명보다 더 큰 대한민국의 운명이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선택하는 나라의 운명, 그 운명에 대한 책임도 고스란히 우리의 몫입니다. 
  
저 자신, 이 서신으로 인해 온갖 비판과 음해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감당하기 힘든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탄핵표결 만큼은 막아야 하는 것이 제 소신이고 양심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적 신의와 인간적 정리를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한 이유만으로 탄핵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선택에 따라 더 세차게 몰아닥칠 혼란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대통령의 마지막 충정을 다시 한번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십시오. 탄핵은 결코 끝이 아닙니다. 더 큰 폭풍우의 시작일 뿐입니다. 한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숙고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을 올리며 두서없는 저의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진심으로 간곡히 호소 드리고 또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2016년 12월 9일 최경환 올림 "

사진=이정현 조원진 김영우 권성동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포커스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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