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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커스 제공> |
[스타에이지=이예진기자] 최순실(60) 일가의 10조원대 차명 재산 보유 정황이 포착됐다.
한국일보는 지난 22일 최순실 일가가 독일 8000여억원 등 영국·스위스·리히테슈타인 등 유럽 4개국에서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차명 보유하고 있는 정황을 독일 사정당국이 포착해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고 전했다.
독일 헤센주 검찰이 최순실 정유라 모녀와 10여명의 조력자가 설립한 500여개 페이퍼컴퍼니의 자금을 추적하던 중 이들이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의 은행에 보유하고 있는 금액까지 최대 10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첩보를 확보하고 수위를 높여 연방검찰 차원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10조원이 최순실이 보유한 금액인지, 페이퍼컴퍼니끼리 얽히고 설킨 지분관계에 따라 중복 계산된 금액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독일 사정당국은 이를 독일 범죄수사 사상 최고액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순실이 영국령인 버진아일랜드도 주요 조세회피처로 최씨가 영국에서 귀국한 점도 의미심장한 것으로 해석됐다. 최순실 등의 자산을 보유 중인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도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다.
신문은 또 최순실이 한국에서 검찰 및 특검 수사를 거쳐 형사처벌을 받는 것이 독일에 머무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해 자진 귀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독일 검찰은 삼성 측이 지난해 9월부터 최씨와 딸 정유라씨의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 인터내셔널(비덱스포츠의 전신)에 보낸 280만유로(한화 37억여원)의 흐름을 살펴보다가 최씨의 차명 보유 페이퍼컴퍼니들이 무더기로 존재하는 사실을 알아챘다. 독일 형법에 따르면 자금세탁은 최대 징역 10년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특히 최씨 모녀와 조력자들이 범죄조직을 결성한 것으로 봐서 ‘불법마약거래 및 기타 조직범죄의 방지를 위한 법률’이나 ‘범죄방지를 위한 법률’ 같은 특별법까지 적용하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독일 사정당국은 최씨 모녀를 중요 범죄자 블랙리스트에 올렸기 때문에 최씨 혐의가 최종 확정되면 최씨의 해외재산이 모두 몰수될 가능성도 있다.
최씨가 이러한 상황을 현지 조력자들을 통해 파악한 후 한국과 독일 양국의 법 체계를 비교해 형량이 가볍게 나올 수 있는 한국행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독일과 한국 모두 ‘일사부재리의 원칙’(一事不再理原則, 판결이 확정되면 같은 사건에 관해 다시 공소의 제기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형이 확정되면 독일에선 처벌을 피할 수도 있다
최씨가 차명재산을 은닉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간을 벌기 위해 귀국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씨가 함께 귀국하지 않은 것도 현지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정씨에게 차명재산을 빼돌리도록하고 자신은 고초를 겪더라도 최대한 시간을 끌어 정씨의 귀국을 늦추려 했다는 것이다.
최순실 재산은 현재까지 최씨와 딸 정유라(20)씨 명의의 부동산 등 340억원 가량만 사실관계가 파악됐고 나머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최순실은 1980년대 중반부터 육영재단 부설 유치원과 초이유치원 등을 운영하면서 주요 수입을 올렸고, 1990년대 이후부터 서울 강남 일대의 부동산에 집중 투자해 재산을 대폭 늘렸다. 최씨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해당 재산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박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였던 시절 ‘구국봉사단’의 총재를 맡으면서 부를 쌓은 최태민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이 최순실의 국내 부동산은 물론, 해외로 빼돌려진 차명재산의 종잣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최순실은 오래 전부터 해외에서 돈 세탁을 해 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순실은 1992년 9월 전 남편 정윤회(61)씨와 독일 현지에서 ‘유벨 수출입’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1998년 2월 문을 닫았다. 1996년 12월부터 1999년 1월까지는 JH, 1998년 9월부터 2001년 9월까지는 동나마, 2003년 6월부터 2005년 9월까지는 럭셔리-무역ㆍ유통’등의 회사들도 운영했었다. K스포츠재단 자금의 세탁 창구로 의심받는 비덱스포츠는 지난해 7월 설립했고 더블루K 독일법인은 올해 2월에 설립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특검 인계 전에 박근혜 대통령,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 11개 혐의로 최순실를 구속기소했다. 최순실 등이 거액을 해외로 빼돌린 것이 확인되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해외재산도피)도 적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독일 검찰과 경찰이 최순실이 은닉한 재산규모를 최대 10조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각종 방산비리, 대규모 국책사업 비리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10조. 천문학적인 금액이라는 말로는 설명조차 불가하다"며 "대통령의 일개 사인이 10조원을 은닉하기 위해서 어떤 배경이 필요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그쳤던 각종 방산비리, 대규모 국책사업 비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대해서도 "그동안 최순실을 수사한 검찰은 도대체 무엇을 했던 것이냐"며 "특검은 독일검찰과 적극 공조하여 최순실의 은닉재산 일체를 밝혀낼 것을 촉구한다"고 질타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최순실이 10조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박정희 일가의 차명 재산이라는 의혹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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