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민수,역천자망, 노적성해... 패주와 촛불의 2016년
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君舟民水'(군주민수) 선정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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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에이지] 2016년은 대한민국 민초에게 그 어느 때보다 '어이없는' 한 해였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강남 아줌마'가 국정을 주물렀으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었다.
대통령은 사무실에 나가는 것 조차 게을리 하고, 주변 권력자들은 '대통령은 깨면 출근이고 자면 퇴근'이라는 희한한 논리로 자기와 국민을 속이기에 급급했다.
수백명의 어린 학생들과 국민이 수장되는 동안 올림머리하느라고 거울 앞에 앉아 있던 그 대통령은 2016년 마침내 분노의 강물에 빠져들었다.
민초의 마음에서 멀어진 리더가 갈 곳은 더이상 없다. 허덕이면 허덕일수록 강물은 늪이 되고 늪은 수렁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민과의 약속을 쓰다만 이쑤시개 보다도 가볍게 여기더니, 이젠 나라가 망하든 말든 관저에 처박혀 있는 대통령을 향해 더이상 무슨 말을 하고 무슨 구호를 외쳐야 할 지도 모를 지경이다.
민초들은 성탄절 이브, 차운 공기 속에서 또 다시 촛불을 들고 북악산을 향해 고함을 쳐대야 했다.
교수들이 2016년의 사자성어로 '君舟民水'(군주민수)를 선정했다고 한다.
군주는 조각배고 백성은 물이라는 의미다. 물이 없으면 떠있을 수 없는 게 배고 물이 잔잔하면 배는 순항한다.
하지만 물이 성을 내고 파도가 치면 그 위에 떠 있는 조각배가 성할 리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군주민수'의 의미를 되새긴다면 다음주 2016년 마지막 주말에는 촛불집회가 필요없을 것이다.
교수신문은 20~22일 전국의 교수 6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2.4%(198명)가 '군주민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고 24일 밝혔다.
군주민수는 '순자(荀子)'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말이다.'백성은 물, 임금은 배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육영수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가 이 성어를 추천했다.
육 교수는 "더 이상 무조건 존경받아야 하는 군주도 없고 '그 자리에 그냥 가만히 있는 착하고도 슬픈 백성도 없다"며 "역사를 변화시키고 전진시키는 첫 발은 촛불을 나눠 밝히려는 너와 나의 용기와 권리선언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2위, 3위를 차지한 성어들도 군주민수와 비슷한 맥락의 의미를 가진 것들로 선정됐다.
176명(28.8%)의 교수가 꼽아 2위로 선정된 '역천자망'(逆天者亡)은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패망한다'는 뜻이다.
3위는 113명(18.5%)이 꼽은 '작은 이슬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뜻의 '노적성해'(露積成海) 가 선정됐다.
군주민수, 연천자망, 노적성해 모두 순리를 거슬러 패망한 리더를 향해 촛불대열이 노도를 이룬 2016년 대한민국을 표현한 성어들이다.
교수신문은 "역대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 세태의 단면들과 부합하는 성어들이 경합했다"며 "올해도 가파른 정국변화를 꼭 찌른 사자성어들이 꼽혔다"고 밝혔다.
사진=24일 열린 9차 주말 촛불집회, 포커스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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