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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서청원·김진태·윤상현·홍문종·최경환 의원. 포커스뉴스 제공 |
새누리당이 2차 세포분열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인명진 칼날' 이 개혁보수신당 분당으로 두토막 난 새누리당을 다시 한번 갈라칠 기세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국위원회 추인 하루만에 인적청산의 기치를 올렸다.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 우리끼리 한번 잘해보자' 던 새누리당 분위기도 하루만에 급변했다.
핵심 중의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미리 눈치를 챘는 지 2선 후퇴와 백의종군을 선언했지만 그것도 헛일이 됐다.
30일 인명진 위원장이 요구한 것은 2선 후퇴니 백의종군이니 이런 애매한 말 하지 말고 그냥 당에서 나가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딱 1주일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시한도 못박았다.
인명진 위원장은 이날 친박계 핵심인사들에게 1월6일까지 자진탈당할 것을 요구하고 1월8일 이를 취합해 발표하겠다고 하면서 발표내용엔 자신의 거취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책임있는' 인사들이 자진탈당하지 않으면 비대위원장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친박 진영은 불난 호떡집이 됐다. "인적 청산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당을 분열시키는 숙청" 등의 비난이 언론을 통해 쏟아졌다. 하지만 누구도 실명을 밝히고 나서진 않았다.
인명진 위원장은 “인적청산이 없으면 비대위를 구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청산 대상이 탈당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에는 더이상 마래가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나타낸 셈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도 인적청산의 범위에 들어간다는 걸 사실상 인정했다.
'청산 대상에 박근혜 대통령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인명진 위원장은 "그것도 1월 8일에 제가 다 말씀드리겠다. (제 얘기를 박 대통령이) 혹시 들으신다면 뭐 생각이 있으실 거고…."라고 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청산대상' 친박계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인적 청산의 대상에 대해 기준을 제시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제시한 기준은 △박근혜정부 과거 4년 동안 책임이 있었던 자리에 있었는데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사람들, 당 대표나 정부의 중요한 자리에 당원으로서 들어간 사람 △4·13총선 과정에서 당의 분열을 조장하고 패권적 행태를 보여 국민에게 실망을 준 사람들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며 무분별하고 상식에 어긋나는 지나친 언사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못난 행태를 보인 사람들이다.
인명진 위원장이 언급한 기준에 따라 소속 의원들을 분석한다면 윤곽은 거의 분명해진다.
먼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2012년 이후 당 대표를 맡았던 사람들은 △황우여 전 대표 △김무성 전 대표 △이정현 전 대표 등이다. 황우여 전 대표는 낙선, 김무성 전 대표는 개혁보수신당(가칭)으로 분당을 했으므로 이정현 전 대표 만이 남는다.
최경환 의원의 경우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며 사실상 박근혜정부의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맡아 '자진탈당'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친박' 이정현 지도부에 몸 담았던 인사들 역시 인적 청산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전 최고위원이 그들이다.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던 정종섭 의원,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던 곽상도 의원,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던 추경호 의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윤상직 의원,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민경욱 의원 등도 '책임있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분류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4·13총선 과정에서 당의 분열을 조장하고 패권적 행태를 보인 사람들로는 서청원 전 최고위원과 홍문종·윤상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인명진 위원장은 특히 서청원 의원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2선 후퇴라는게 뭐냐 1선에 있다가 2선으로 물러난다는거 아니냐"며 "그 분들이 2선 후퇴를 여러번 말했다. 한 번 더 후퇴하려면 1선에 있었다는 의민데 그건 아니지 않느냐. 상식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과 이완영 의원 등 최근 촛불정국과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도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태 의원은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킨 바 있고, 이완영 의원은 인명진 위원장이 내정 당시 콕 짚어 거론한 바 있는 인물이다. 아울러 평소 거친 언사를 자주 했던 김태흠 의원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서청원 △최경환 △이정현 △조원진 △이장우 △홍문종 △윤상현 △김진태 등 친박 8적으로 일컬어지는 인사들과 △최연혜 △정종섭 △곽상도 △추경호 △윤상직 △민경욱 △이완영 등 10여 명의 인사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친박계 인사들이 인명진 위원장의 요구를 받아들일 지는 의문이다. 인명진 위원장이나 친박핵심 의원들이나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의 향후 일주일은 새누리당 역사상 가장 혼돈스럽고 시끄러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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