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유라하고 가깝다더니..

한화그룹 3세 김동선씨, 주취폭행에 경찰차 파손..'승마 동료' 정유라 통해 최순실 접촉 시도 전력도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김동선(오른쪽에서 두번째)씨가 지난 2006년 12월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06 도하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사진=포커스뉴스

김승연(65) 한화그룹 회장에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팔자가 센' 해로 기억될 듯하다.

김 회장은 지난해말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불려나간데 이어 새해 벽두엔 셋째아들이 쇠고랑을 차는 액운을 맞았다. 

이번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머리를 아프게 한 것은 셋째 아들 김동선(28)씨다. 

김동선씨는 2014년 미국 다트머스대를 졸업한 뒤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건설의 매니저 직급으로 입사해 현재는 신성장전략팀장직을 맡고 있다.

김동선씨는 5일 새벽 '주취 폭력'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서울 강남경찰서에 입건됐다.

김동선씨는 6년여전에도 비슷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검찰단계에서 기소유예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를 듯하다. 폭행 뿐아니라 경찰차를 부수는 등 죄질이 나쁘고 재벌 3세라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경찰은 김동선씨에 대해 폭행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피해자와 합의는 했지만 과거 유사한 주취폭력 전력이 있는데다 순찰차량을 부수고 경찰서에 와서도 욕설을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하지만 엄벌의 더 큰 이유는 재벌 2, 3세들의 '갑질'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여론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김동선씨는 이날 오전 3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해 종업원 2명을 수 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이동 중인 순찰차 안에서 발길질을 해 유리창에 금이 가는 등 차량을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동선씨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기 전 이미 피해자 측과 합의를 했다. 피해자 측도 곧바로 합의서를 제출했다. 단순 폭행의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없다. 

하지만 경찰차 유리창 파손은 합의와 무관하게 처벌될 수 있다. 순찰차 유리창을 비롯한 공용물을 손상한 경우 형법 제141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동선씨는 지난 2010년 9월 말에도 용산구의 한 호텔 술집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김동선씨는 종업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유리창과 집기 등을 부쉈다.

그러나 검찰은 김동선씨가 술집에 피해를 충분히 배상했고, 초범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포커스뉴스

김동선씨는 국정농단 주범 최순실씨 일가와도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김씨는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오랫동안 활약했다.  2006년 만 17세의 나이로 도하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 출전해 처음 금메달을 땄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연달아 같은 종목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김동선씨가 보유한 승마 관련 메달은 아시안게임에서 딴 것만 단체전 금메달 총 3개, 개인전 은메달 1개다.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때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도 팀 동료였다.

김동선씨는 이 때 맺은 정유라와의 인연을 매개로 아버지 김승연 한화 회장의 구명을 위해 최순실씨에게 접근하려고 한 적도 있다.

지난해 11월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동선씨는 지난 2013년 당시 횡령 배임 사건으로 복역 중이던 김승연 회장의 석방을 위해 최순실씨를 만나려고 했다.

김씨는 가족회의에서 "유라하고 제가 가까우니까 유라 엄마한테 한번 말해 보겠다"며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청탁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 말을 전해들은 최순실씨가 " 어린 놈이 감히 날 만나겠다고 하냐"고 화를 내 결국 김동선씨는 최씨를 만나지도 못하고 무위에 그쳤다는 것이다. 

김승연 회장의 아들은 세명인데 이중 둘째인 김동원씨도 과거 술집 소란에 연루돼 결국 김승연 회장이 보복폭행으로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김승연 회장은 2007년 당시 대학생이던  차남 김동원씨를 때렸다는 이유로 술집 종업원들을 경기도 과천시 청계산으로 끌고 가 경호원 등을 동원해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했다. 

당시 피해자들은 갈비뼈 골절과 뇌진탕 등으로 전치 6주에 달하는 상해를 입었다. 

김승연 회장은 이 사건으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사면받았다.
 
이날 셋째 아들 김동선씨의 '주취폭행' 소식을 전해듣은 김승연 회장은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잘못을 저지른 만큼 벌을 받고 깊은 반성과 자숙을 하라'고 대노했다"고 언론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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