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창호 판사, 탄핵될라

김기춘 조윤선 영장 심사 성창호 판사 '사면초가'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심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한 압박 여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19일 조의연 부장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격앙된 여론이 조 판사의 같은 방 직장 동료판사인 성창호 부장판사에게 고스란히 이어지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조의연, 성창호, 한정석 등 3명의 판사가 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 등 각종 영장 발부 사건을 전담하고 있다.

내티즌들 사이에서는 한정석 판사가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기각하면 조의연 판사와 한정석 판사를 대상으로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헌법은 법관의 경우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관도 탄핵 대상이긴 하지만 실제로 국회에서의 소추의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결정에 의해 법관이 파면된 사례는 아직 없다.

하지만 한정석 판사가 영장 발부여부를 심리 중인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의 경우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은 모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는 이미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신동철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 구속된 상태다.

김종덕 전 장관 등에 대한 구속영장은 조의연 판사가 발부했다.

특검이 얼마나 충실히 소명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 등에 관련됐다는 정황이 많고 관련 문체부 전직 장차관과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이미 구속된만큼 성창호 판사의 영장 발부 가능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성창호 판사가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할 것이 명백하다고 확신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성창호 판사의 심리적 부담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담당 부장판사.

20일 김 전 실장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전후해 정치권에서도 노골적으로 한정석 판사의 영장발부를 촉구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인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성창호 부장판사에게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영장마저 기각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성 주문을 내놓았다.

고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성창호 판사가 지난해 인터넷 사이트에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보도에 따르면 성창호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14일 인터넷 사이트 '따뜻한 커피'에 '세월호 책임 대통령이라는 사람들 뇌구조 한번 보고 싶다'며 '당신 집 강아지 죽어도 대통령 책임인가. 세월호는 당연히 해양경찰청장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창호 판사가 '따뜻한 커피'에 고 대변인이 인용한 세월호 관련 글을 실제로 썼는 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해당 내용을 다룬 기사는 모두 삭제됐으며, '따뜻한 커피'는 웹 사이트 이름이 아니라, 해당 글을 옮긴 누리꾼의 필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변인은 이어 "성창호 판사의 정치적 견해는 국민 상식과 큰 괴리가 느껴지지만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정치적 견해를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견해가 김기춘 전 실장, 조윤선 장관 두 사람의 영장실질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민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 대변인은 "성창호 판사는 지난달 23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조 전 수석은 청와대 지시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2선 후퇴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영장 기각은 국민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의 살인적 진압에 의해 죽음에 이른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성창호 판사의 부검 영장 발부도 국민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더욱이 어제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 기각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만약 김기춘 전 실장, 조윤선 장관 두 사람에 대한 영장 청구마저 기각된다면 국민들은 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성창호 판사는 블랙리스트가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중대 범죄라는 점을 깊게 인식하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법의 이름으로 강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성창호 판사가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할 것이 명백하다고 확신했다.
 
검사출신인 이용주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하는 발언을 이끌어내 주목받은 바 있다.

이용주 의원은 19일 오후 방송된 ytn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자신하는 근거로 관련자들이 이미 구속된 점을 들었다. 
 
이용주 의원은 “이미 블랙리스트 관련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신동철 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 구속됐다.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구속된 것”이라며 “윗선 지시, 누구냐고 지목되는 사람이 조윤선 장관, 김기춘 전 실장 아닌가? 이 사람들이 어떻게 피해가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조윤선 장관은 자기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를 받고 했다고 한다면 구속 여부가 논란이 될 수는 있다. ‘나는 시켜서 했을 뿐이다’ 이렇게 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윤선 장관은 이미 위증한 부분이 나타났다”며 “그래서 김기춘 실장, 조윤선 장관 둘 다 구속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고 백남기 농민 시신 부검 영장 발부해 논란에 휩싸인 사례도 있어 영장 기각을 예상하는 이가 많다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엔 성창호 판사도 보통 영장 심사하는 데 있어서 그렇게 무리한 결정을 했다고 보기엔 어렵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특히 김기춘 실장, 조윤선 장관에 대해서는 증거가 명백히 드러나 있다”고 거듭 영장 발부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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