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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희 순천향대 교수, |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연관 인물 중 한명으로 떠오른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의 실체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
하정희 교수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최순실씨에게 소개해줬다는 것과 제자를 시켜 정유라의 학점을 관리하게 했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 그가 최순실, 김종 등의 국정농단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30일 한 방송사가 이런 하정희 교수의 실체에 대해 짚으면서 하 교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의 주 무대였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최순실의 집사 역할을 한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을 최씨에게 소개해준 인물이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인 것은 밝혀졌다.
지난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변론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종 전 차관의 입을 통해서다.
2013년 9월 하정희씨는 최순실에게 김종 전 차관을 천거했다. 한달 후 김종 전 차관은 문체부 제2차관에 공식 취임했다.
그리고 두달 후 최순실은 김종 전 차관을 처음으로 대면한다. 최순실은 이후 2015년 2월 조카 장시호에게 김종 전 차관을 소개해준다.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 문체부와 관련된 최순실 일가의 문화-체육 농단이 본격적으로 점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문화-체육 농단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하정희씨는 2014년 6월 최순실, 고영태, 차은택씨와 함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씨 소유의 기흥CC에서 골프회동을 갖는다.
차은택씨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최순실, 고영태, 차은택 감독 그리고 그 당시에는 누군지 몰랐는데 그때 교수 한분이 왔다고 하는데…그때 골프를 친 사실은 맞다"고 이같은 사실을 언급한 적이 있다.
골프 회동 당시 하정희씨는 레크레이션 시간 강사였다.
골프회동 두달 뒤 한양대는 하정희씨를 시간강사로 위촉한다.
김종 전 차관은 문체부 차관 발탁 직전까지 한양대 예술체육대학 학장을 지냈다.
하정희씨는 한양대 시간강사 위촉 직전에 스포츠토토에 연봉 5천만원 후반대의 차장직으로 특별 채용됐다.
하정희씨는 지난해 9월 스포츠토토를 2년여 만에 퇴사하고 순천향대 교수에 임용됐다.
이상한 점은 이 때도 감지됐다. 하정희씨는 교수로 임용됐지만 담당학과도 없고 동아리 활동 관리를 전담하는 것이 전부였다.
학교측은 하정희 교수의 프로필도 공식 홈페이지에 개재하지 않았다.
하정희씨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임용 한달여 만에 순천향대 교수직에서 사실상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정희씨가 스포츠토토에 입사하는 데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순천향대 교수 임용엔 최순실씨의 입김이 각각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정유라 학점 지원 의혹과 함께 하정희씨의 스포츠토토 입사와 순천향대 교수임용 과정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최순실의 학사농단 사태가 또 한건 불거질 가능성이 농후한 셈이다.
김종 전 차관이 이날 헌재에서 하정희씨의 실명을 공개하는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김 전 차관은 최순실씨를 만난 경위를 묻는 질문에 “지인을 통해 최순실을 만났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못한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국회 소추위원단이 "누가 최순실씨를 만나보라고 했느냐"고 거듭 질문했지만 김종 전 차관은 “그분(하정희 교수)이 최씨와 친해 (정체를) 말하기가 좀 그렇다”고 버텼다.
이에 이진성 헌법재판관이 나서 “사생활은 증언을 거부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자 그제거야 김 전 차관은 “하정희 교수”라고 실토했다.
김종 전 차관은 "알고 지내던 하정희 교수를 통해 최순실 씨를 알게 됐으며, 최순실 씨가 먼저 연락을 해와 문화체육계 관련 업무로 한 달에 한 두 차례 만났다"고 진술했다.
김종 전 차관은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의 연결 고리 부분에 대해서는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했다.
처음에는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의 연관성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가 다시 "연관돼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고영태씨는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김종 전 차관이 최순실의 집사처럼 처신했다"는 요지로 말한 바 있다.
김종 전 차관은 하정희 교수로부터 최순실을 소개받은 이후 한, 두달에 한 차례씩 만났다고 했다.
이런 만남이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6년 4, 5월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종 전 차관은 "최순실과 처음 만났을 때 정윤회씨의 부인이라는 것을 파악했으며, 두세번 쯤 만났을 때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친분을 파악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최순실씨 일가의 문화-체육 농단에 하정희 교수가 결정적인 중간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하정희 교수는 정유라 학사비리와 연관돼 조사 대상 리스트에 오른 인물이다.
하정희 교수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대리 수강’을 기획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0일 하정희 교수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특검은 정유라가 수강한 온라인 강의 IP 주소를 확인해 중앙대 20대 남성 학생의 접속 기록을 파악해 이 학생으로부터 “중앙대에서도 강의했던 하정희 교수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정희씨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다닌 서울 시내 한 사립초등학교 어머니회 회장을 지내며 최순실과 처음 교류를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립 초등학교는 1년 학비가 1107만 원에 달하는 사실상의 '귀족학교'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설립자는 통일교 재단이다. 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 씨의 사진과 건학 이념도 같이 소개되어있다.
최순실 씨가 지난 10월말 귀국 전 유럽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도중 세계일보와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세계일보도 통일교 재단이 만든 매체다.
이런 탓에 최술실 씨와 통일교 재단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사립 유치원 학부모로 만난 하정희씨와 최순실씨의 인연은 김종 전 차관이라는 또 다른 인맥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국정농단, 학사농단의 공범관계로 파급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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