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불륜설에 신불자설, 마약설까지..막장전술로 나온 최순실

6일 최순실 공판 증인 출두 고영태와 최순실 날선 대립

강민주 기자 승인 의견 0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건'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포커스뉴스 제공>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최순실씨와의 불륜설에 대해 “답변할 가치가 없다. 신성한 헌법재판소에서 역겹다”며 일갈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씨는 검찰 측에서 “일각에서 증인과 최서원(최순실)의 불륜관계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발단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그에 대해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신경쓰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검찰이 밝힌 ‘일각’은 헌법재판소에서 진행중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의 박 대통령 대리인단 변호사들을 말한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인 이중환 변호사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는 최순실과 고영태가 불륜관계에 빠지면서 시작됐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이중환 변호사는 지난달 25일 열린 헌재 9차 변론 직후 취재진들에게 "고영태를 불러 증인신문을 하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오해와 의심이 충분히 풀릴 것"이라며 "고영태와 그 일당들의 주장 자체가 전부 다 허위라는 것을 저희가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는 최순실-고영태의 불륜 때문에 발생한 일이며 박 대통령은 무고하게 얽힌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에 대해 고영태씨는 “신성한 헌법재판소에서 역겹다”며 “인격적인 모독을 하는게 국가 원수의 변호인단이 할 말인지 참 한심할 따름”이라고 항변했다.  

최순실씨는 이날 법정에서 "모든 사람이 공범"이라며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최초 폭로하고 불리한 진술을 쏟아낸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를 맹비난했다.

최순실씨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법정에서 피의자와 증인 신분으로 처음 만난 고영태씨에게 작심하고 질문을 쏟아냈다.
 
고영태씨 또한 한 치의 양보없이 최순실씨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최순실씨는 검찰과 변호인 측 증인신문이 끝나자 마이크를 잡고 고영태씨를 쳐다보며 질문을 시작했다. 

최씨는 "내가 제일 억울한 게 모든 걸 제가 해서 사익을 취하려 했다는 식으로 보도됐다. 가이드러너(시각장애인 지원 프로그램)나 누슬리, 펜싱 장애팀 사업은 고영태씨 전라남도 선배가 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본인이 나서다 문제생기니까 더블루K와 안하고 직접 하는 걸로 해결한 것 아니냐"고 고영태씨에게 반문했다.

최순실씨는 그러면서 "그럼 모든 사람이 공범"이라며 "이게 진행되는 과정이지 어떤 결론이 나와서 (내가) 사익을 추구하고 돈을 받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고영태씨가 자신의 지인을 더블루K 사업에 참여시켜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문제가 터지자 발을 뺐다는 취지다.

이에 고영태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어떤 프로젝트도 우리가 먼저 제시한 건 없었다"고 반박했다. 

최순실씨는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박헌영 과장 등 자신에게 등을 돌린 인물들이 모두 고영태씨 추천으로 들어왔다"면서 "고영태씨와 선후배 관계가 엮여서 언제든 그 사람들을 부르면 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고영태씨가 측근들을 심어 재단을 장악하려 했다는 취지다.

이에 고영태씨는 "노승일씨는 전부터 최순실씨와 일했던 사람이고 박헌영은 이력서 보고 검증해서 들어간 친구"라며 "재단을 장악하려면 사무총장이나 이사장을 꼬시는 게 맞지 말단을 넣어서 장악하는게 말이 되느냐"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고영태씨의 신용 문제 등 사생활 문제를 싸고도 설전을 벌였다. 씨는 고영태씨에게 "신용불량자로 걸려 있어서 카드도 못쓰고 통장거래도 안 되지 않았나. 내가 이경재 변호사 사무장을 직접 연결해서 해결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고영태씨는 "신용불량에 걸려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순실씨는 고영태씨에게 "포스코에 갈 때 '고민우' 명함을 파서 갔고, 개명을 하려고 법률사무소까지 갔는데 마약 전과 사실이 나와서 못 한 것 아니냐"고도 다시 따졌지만 고영태씨는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고영태씨는 최순실씨가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수시로 청와대에 출입해 대통령과 독대했다고 증언했다. 

더블루K의 실소유주가 최순실이라는 주장도 다시 했다. 

그러나 최순실 측 변호인은 "K스포츠재단의 자금을 유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에는 최 씨의 사무실조차 없었다"며 "최순실은 개입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영태씨는 또 "최순실 지시로 의상실을 맡아 운영했다"며 "대통령 옷 만드는 비용은 최순실이 제공했다"고 증언했다.

고씨는 "최순실씨가 말하면 장관 인선과 예산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보고 위험하다고 생각해 의상실 운영을 그만 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순실씨와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였다. 

최순실씨가 이성한 전 사무총장에게 '내가 미르재단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말하라'고 사주하는 녹음파일에 대해 최순실은 "계획적으로 녹음한 거"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이성한씨는 "녹음기 지참은 계획적이었다. 최순실이 나를 미친 사람으로 몰았기 때문이다"며 맞섰다. 최씨는 "내가 언제 미친 사람이라고 했느냐"고 재차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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