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석 판사 이건희와 인연? 이재용 구속할까?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포커스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16일 오전 10시30분부터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한정석 판사는 이날 밤 늦게 또는 17일 오전에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면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게 된다. 한정석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이 부회장은 즉각 수감되고, 기각하면 귀가조치된다. 이재용 부회장과 공모한 혐의 등으로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의 구속 여부도 동시에 가려진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 측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중요한 과정이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권력의 지원을 얻는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정유라씨 측에 약 430억원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은 지난 달 구속영장 청구 기각 뒤 보강수사를 통해 청와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삼성합병 조사 과정에 개입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이재용 부회장 측이 30억원 가까이 나간다는 명마로 알려진 '블라디미르'를 정유라씨에게 우회제공한 정황도 포착했다. 

특검은 이날 양재식 특검보와 윤석열 수사팀장, '기업수사통'으로 불리는 한동훈 부장검사 등을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법정에 투입했다. 

이재용 부회장 신병확보 여부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이 부회장 영장 건은 이제 단순히 구속, 불구속 문제가 아니라 이 부회장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전반적인 유무죄 심증에 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정치적인' 사안이 되어있다.

한정석 판사가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하기로 결정할 경우 특검 수사는 곧바로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대미를 장식할 가능성이 높다.  재벌개혁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목소리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이다.

반면, 한정석 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할 경우 특검 수사의 동력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박 대통령측의 반발 모드는 한층 고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가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를 전제로 하는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여부는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법리적으로만 보면 구속,불구속이 최종적인 유무죄와는 무관할 수 있다. 하지만 구속영장을 발부하려면 혐의내용이 소명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지난달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조의연 판사가 적시한 이유 중에도 뇌물죄 혐의내용에 대한 소명부족이 있었다.

이번에 한정석 판사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사실상 본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내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에는 이재용 부회장 뿐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사실상 면죄부가 주어지는 분위기가 될 것은 뻔하다.

정치는 물론 경제체제 전반에 걸친 대한민국의 미래가 올해로 만 40살인 한 중견판사의 손에 달린 셈이다.

고려대 법학과 출신인 한정석 판사는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조의연 부장판사의 법조계 7년 후배다. 지난해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업무를 맡았고 1년 임기를 마치기 직전이다. 한정석 판사는 닷새 뒤인 20일 부장판사로 승진해 제주지법으로 전보될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한정석 판사를 이름처럼 '정석'같은 사람이라 평한다.한정석 판사는 조용하고 성실한 스타일로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기들 중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린 편인데도 영장 전담을 맡을 정도로 법원 내 신망도 두텁다고 한다.

한정석 판사는 최순실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서도 상당수 핵심인물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순실·장시호·김종 전 문체부차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 등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이가 한정석 판사다.

하지만 한정석 판사는 지난달 25일 청구됐던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첫 구속영장은 기각한 바 있다. 최경희 전 총장은 15일 결국 구속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구속영장을 한정석 판사가 맡은 것은 서울중앙지법 영장담당 판사 3명의 업무분장 규칙에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에는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와 한정석 판사, 3명의 영장전담 판사가 있다. 

이 중 조의연 부장판사는 '구속영장이 재청구될 경우 앞서 기각 결정을 내린 판사가 아닌 다른 판사가 처리해야한다'는 법원 예규로 인해 이번 영장심사에서는 배제됐다. 성창호 부장판사는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에 앞서 청구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구속영장을 맡으면서 이 부회장 건은 한정석 판사의 몫으로 배당된 것이다.

한편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15일 SNS를 통해 한정석 판사와 삼성과의 관계를 언급해 주목된다. 

주진우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정석 판사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한정석 판사님 할아버지 장례식장 맨 앞에 놓여 있던 이건희 회장의 화환이 마음에 걸린다”면서 한정석 판사와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간의 관계를 언급했다.
   
주 기자는 한정석 판사와 삼성과의 연관성에 대해 더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진우 기자의 이같은 게시글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한정석 판사가 삼성과 모종의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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