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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포커스> |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전 조사를 마치고 점심 식사 후 오후 1시10분부터 수사를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오전 9시 24분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마련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노승권 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간단히 면담한 뒤 9시 35분부터 12시 5분까지 오전 조사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바로 조사에 들어가진 않고, 조사실 옆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노승권 특별수사본부 부본부장과 차를 마시며 조사 진행 방식 등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본부 측은 "특이사항 없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확인해야 할 사안이 많아 저녁 이후 밤늦게까지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조사는 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이원석 특수1부장, 한웅재 형사8부장 주도로 진행됐다.
먼저 한웅재 부장검사가 조사에 나섰다.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 삼성 등 대기업 뇌물수수, 최순실의 각종 이권 챙기기 지원 등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이번 조사의 핵심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으로부터 약 433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이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정장현 변호사가 입회해 번갈아가며 방어권 행사를 도왔다.
이달 10일 파면돼 12일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 출석을 하며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토라인에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 없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입장만 짧게 밝혔다.
이날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조사는 영상녹화 없이 진행이 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 ‘부동의’로 영상녹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먼저 부동의할지를 물어 부동의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두 마디만 남긴 입장 표명에 정치권은 국민을 또 한 번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번 청와대 퇴거 이후 워낙 강력한 불복 메시지를 냈기 때문에 오늘 조사에서도 혐의를 일체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국민의당은 주승용 원내대표는 본인의 죄를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아 실망스럽고, 5천만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진정성 있는 메시지 원했는데 형식적 입장만을 밝힌 채 청사로 사라져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오늘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장면을 본 뒤에는 공식적으로 표명할 입장이 없다며 침묵했다. 다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사견을 전제로 국민이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기대했을 텐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만 한 것에 아쉬움을 느낄 걸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박근헤 대통령이 점심 메뉴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도 누리꾼들의 관심이다.
검찰에 나온 전직 대통령들은 점심식사로 도시락(노태우 전 대통령)과 특곰탕(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먹은 바 있다. 박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지목된 최순실은 첫 검찰 조사 당시 곰탕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별수사팀 첫 조사 당시 짜장면을 먹었다.
경찰은 검찰청사 안팎에 2000명의 경력을 배치해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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