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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캡처> |
최순실(61)의 딸 정유라(21)가 도피생활 245일의 종지부를 찍고 인천공항을 통해 31일 오후 2시 40분께 입국했다.
검찰은 정유라를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으로 호송한 뒤 업무방해·뇌물수수·국외재산도피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정유라는 최순실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마지막 '퍼즐'로 꼽혀왔다. 앞서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도 정씨에 대한 조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덴마크에 있던 정유라는 지난 24일(현지시각) 범죄인인도 결정에 대한 이의를 철회하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덴마크 법무부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공식 통보받은 법무부는 정유라의 신병을 넘겨받기 위해 덴마크는 물론 제3국 경유지인 네덜란드 정부와 호송절차 논의를 시작했다. 정유라는 윙크하는 스마일이 그려진 흰색 티셔츠에 카디건을 걸친 모습으로 비교적 밝고 가뿐한 표정으로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 4월 19일에 올보르 지방법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보다 약간 살이 붙은 모습이다.
법무부는 이들 국가와 협의가 이뤄지자 지난 29일 정씨 송환을 위해 검사 1명과 여성 수사관 1명을 포함해 총 5명을 덴마크로 급파했고 결국 이날 오후 2시40분께 입국하게 됐다.
검찰은 이날 오전 4시8분께 네덜란드를 출발한 대한항공 기내에서 정유라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앞서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은 정씨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오는 2023년 8월까지 유효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한국에 도착한 이후 정씨 호송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 호송팀이 맡는다.
입국 이후 호송 과정에서 강제송환된 정유라의 모습이 언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후 검찰은 정유라를 일반인이 이용하는 입국장이 아닌 별도의 경로를 통해 서울중앙지검으로 호송한다. 일반 입국장을 이용할 경우 안전사고 등 불상사가 발생할 우려 때문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이후에는 정유라가 압송된 장면을 따로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여러 번 언론에 공개될 경우 제기될 수 있는 인권 문제와 도착 시각 등을 고려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라가 검찰 조사에서 어머니 최순실과 박근혜(65) 전 대통령과의 관계, 삼성그룹 승마지원 배경, 국외 재산형성 과정 등에 대한 진술에 따라 재수사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어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를 촉발할 뇌관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정유라를 상대로 48시간 동안 투트랙 수사에 나선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전날 "정씨의 주된 조사를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가 맡고 기타 부수적인 수사는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가 담당한다"고 밝혔다.
정유라에 대한 수사를 혐의별로 구분하고 집중 수사를 벌이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삼성그룹이 독일에 있는 코어스포츠로 약 78억원 상당을 보냈고 이 돈 중 일부가 정씨를 위해 사용된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 수사에서 새로운 혐의가 확인될 경우 정유라도 뇌물수수 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수1부와 별개로 첨단1부는 정유라와 관련한 이대 학사비리나 국외 재산형성 과정 등을 살펴본다. 규정을 위반한 부정입학 의혹은 물론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했음에도 좋은 학점을 받는 등 학사비리 전반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유라를 상대로 삼성그룹 승마지원을 중심으로 한 부당 특혜 의혹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가, 이대 학사비리 등 부수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가 맡도록 나누면서 고강도 조사를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유라가 실제 삼성그룹의 승마지원을 받은 당사자인 만큼 새로운 사실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씨의 측근이었던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지난 4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유라가 여과없이 애기한다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에 비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나 삼성그룹 지원 배경 등에 대해 유의미한 진술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3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유라는 국정농단의 핵심 키맨 중에 한 명이기도 하지만 최순실의 은닉 재산에 대해서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인물”이라며 “정유라는 대단히 자기중심적이고 자기의 감정조절, 제어능력이 떨어진다. 검찰이 이 수사를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만 가지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유라의 입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정유라의 아들은 한국행에 동행하지 않았다. 보모에 맡겨진 상태로 검찰 수사를 앞둔 정유라의 신변이 정리가 된 이후에야 귀국할 전망이다
정유라의 귀국 과정에서 정유라가 탑승한 비행기 승무원들은 승객이 사진을 촬영하다가 적발되면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도록 하겠다고 기내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엄포'를 놓고 항공기 뒤쪽 화장실은 아예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VVIP급 대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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