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자유한국당 탈당..정미홍 변희재와 새누리당 대권주자 경쟁?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8일 탈당을 선언했다./사진=포커스뉴스

8일 자유한국당 탈당을 선언한 조원진 의원은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 등 친박 단체가 주축이 돼 만든 신당인 '새누리당'에 입당해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일 창당대회를 연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는 변희재, 정미홍씨 등이 거명되고 있다. 조원진 의원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서면 3자 경쟁이 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조원진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인데다 옛 새누리당 최고위원까지 역임한 3선의 중진이고, 친박 의원 들 중에서 진짜 친박(진박)으로 불릴 정도로 친박근혜 그룹 내 '충성도'가 높은 만큼 추대형식으로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옹립될 수도 있다.

조원진 의원은 지난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창당 대회에도 참석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이날 새누리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인사는 조원진 의원이 유일했다.

조원진 의원은 당시 창당대회 축사를 통해 “우파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제가 속한 정당이 우리 애국 세력을 끌어안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유한국당을 규탄했다. 

그는 “대선에서 우리를 배신했던 배신자 세력과 합치겠다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며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성토하기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선긋기와 '탄핵찬성파'로 친박에게는 철천지 원수나 마찬가지인 바른정당과의 협력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조원진 의원과 같은 진박 의원들에게는 퇴출압박으로 느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친박 세력의 근거지인 대구경북지역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점도 조 의원이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 경북지역에서 대선후보별 지지도에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는 14%의 지지율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6%,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5% 점을 감안하면 조원진 의원같은 친박계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상이다.

심지어 친박세력이 '배신자'라고 낙인 찍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은 15%로 홍준표 후보보다 근소하게 나마 높다.

조원진 의원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자신이 '박근혜 구출'을 전면에 내걸고 대선후보로 나설 경우 최소한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대표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나아가 이른바 '샤이 보수' '샤이 친박' 세력의 전면적인 지지를 받으면 상당한 대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한 듯하다는 분석이다.

조원진 의원은 최소한 대구경북 지역에서라도 선두권을 형성하면 설사 낙선하더라도 향후 범보수진영에서 친박근혜 세력이 일정 정도 정치적 지분을 회복한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조원진 의원이 자유한국당 탈당을 선언하자 박사모 홈페이지에는 조 의원을 대선후보로 옹립하자는 의견이 쇄도했다. 박사모 홈페이지에는 “감사하다”, "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조원진” 등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결과적으로 예전 새누리당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던 보수정치권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새누리당 등 3개의 정파로 쪼개져 그들만의 헤게모니 확보전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됐다. 

김진태 의원 등 자유한국당 내 친박 의원들의 추가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진태 의원은 5일 새누리당 창당 대회 참석에 앞서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국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새누리당 창당대회에 참석하거나 그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당헌당규를 확정한 뒤 정식 정당으로 등록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하면 김진태 의원 등 여타 친박 의원들도 마음이 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원진(58) 의원은 영남대를 졸업한 뒤 1996년 황병태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대구북구갑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소속으로 대구달서구병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뒤 2012년, 2016년 총선에서 재선, 3선에에 성공했다.

2016년 8월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했지만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4개월만에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조원진 의원은 8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태극기 집회에서 “이제 한국당은 보수당이 아니다”며“저는 오늘부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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