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노무현 정부 당시 전 외교부 장관(69·사진, 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 다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송민순 전 장관은 21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지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2007년 11월20일) 서울에 있던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으로부터 연락받은 내용을 싱가포르에 있는 백종천 안보실장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문건을 공개했다.
문재인 후보는 “사실과 다르다. 잘못된 이야기에 대해 송 전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반격에 나섰다.
송민순 전 장관은 2016년 10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노무현 정부 수뇌부가 제62차 유엔 총회 대북 인권결의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투표 방침을 당사자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측에 사전 문의 후 기권을 결정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송민순 전 장관은 2007년 11월 18일 관계 장관 회의에서 북측의 의견을 확인해보자고 정한 후 북측에 의사를 물었고, 20일에 북측의 반대 의사를 확인하고 기권 입장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민순 전 장관은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후보와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찬반 표결에 앞서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하자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민순 회고록은 그러나 이렇다할 증거가 없는데다 최순실게이트가 터지면서 논란이 주춤했다. 이번에 대선을 앞두고 관련 문건이 공개되며 다시 파문이 일고 있는 것이다.
송민순 전 장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주권 국가인 대한민국이 자진해서 북한의 내정간섭, 종속을 당하고 싶어했다는 것이 된다.
송민순 전 장관이 21일 중앙일보를 통해 공개한 문서는 무궁화와 태극문양이 바탕에 깔려있다. 송 전 장관 측은 이 문양이 청와대 문서 마크라고 밝혔다.
공개된 문건에는 “유엔 결의안과 관련하여 남과 북은 지난 10월 역사적인 수뇌선언에서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기로 하였다.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대외에 천명하였다. 따라서, 남측이 반공화국 세력들의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북남 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위반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만일 남측이 반공화국 인권결의안 채택을 결의하는 경우 10.4 선언 이행에 북남간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될 수 있음을 강조함. 남측이 진심으로 10.4 선언 이행과 북과의 관계발전을 바란다면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남측의 태도를 예의 주시할 것임”이라고 적혀있다.
송민순 전 장관의 문건 공개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열린 성평등정책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논란은 ‘제2의 엔엘엘(NLL) 공세’다. 송 전 장관은 북한에 (인권결의안 표결 방향을) 먼저 물어본 뒤에 (기권이) 결정됐다는 것인데, 분명히 말씀드리면 (2007년) 11월16일 기권 방침이 결정됐고, 그 이후 일들은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북한에 통보해 주는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어 “(전후 관계에 대해선) 국가정보원에도 자료가 있을 것이다. 대통령기록물이라 (법률) 저촉 여지가 있어 공개(여부)를 논의하고 있는데,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법적 판단이 내려지면 언제든 11월16일 회의에서 기권 방침이 결정됐다는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문건의 신뢰성에도 의혹을 제기하며 “그 문서가 북쪽에서 온 것이라면 거꾸로 국정원이 그에 앞서 보낸 전통문이 (있을 것이다.) 국정원이 그것을 제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송민순 회고록을 보고) 공무상 기밀누설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저에 대한 왜곡도 있었다. 참여정부 때 함께 근무했던 장관이기도 하고 과거 일에 대해 서로 기억들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갔는데,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을) 보면, 지난 (2012년) 대선 때 엔엘엘 (포기 논란) 같은 ‘제2 북풍’(을 일으켜) 선거를 좌우하려는 비열한 색깔론, 북풍 공작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송민순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저를 3곳에서 언급했는데, 모두 사실과 다르다. 이런 잘못된 이야기에 대해서 송민순 전 장관에게 책임 묻겠다.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은 색깔론이나 종북몰이를 이용한 어떤 정치공세도 소용없을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은 송민순 전 장관의 유엔 북한유엔결의안 채택 관련 문건에 대해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 측은 21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밝힌 내용이 대부분 사실일 것으로 판단하고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도 "문재인 후보의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문 후보를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그냥 송민순 개인의 메모기록을 갖구 문건이라 하다니. 이러려고 지난 번 주적논란 키웠구나..이번엔 어떤 플랜을 가동시키고 있는거냐"(feb1****), "주적문제 송민순 회고록으로 문재인 지지율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안철수 지지자들 문빠들 문자테러보다 안빠들 종북놀이가 더 심각하고 퇴행적이다"(ablankc****), "결국 송민순이는 남북 화해보다 대결을 원했다는 거내... 미국 이익을 대변하는 첩자인가?"(kjun****), "송민순은 반기문쪽 사람. 국가적으로는 공무상기밀누설이고 허위사실 유포에의한 명예훼손 행위입니다"(am50****), "송민순 쪽지가 거짓이면 안종범수첩도 거짓이다"(myun****), "문재인이 구라친걸 욕해야지 사실말한 송민순 장관을 왜 욕함?(koo3****)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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