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AtoZ] ‘부산행’, 한국 영화 역사상 다시없을 좀비 재난(종합)

애니메이션 전문 연상호 감독 첫 실사 데뷔작 주목

김재범 기자 승인 의견 0
사진=포커스뉴스

[스타에이지=김재범 기자] 칸 영화제 상영 당시 ‘극찬’이 쏟아졌다고 했다. 예의상 국내 언론에 배포된 홍보용 카피쯤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국내에 첫 공개된 ‘부산행’의 위용은 결코 예의가 아니었다. 118분의 러닝타임은 휘몰아치는 재난 상황으로 숨 쉴 틈이 없었다. 여기에 국내 최초의 좀비 액션 블록버스터다. 할리우드의 그것을 능가했다.

12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 외에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이 참석했다.

이날 현장은 올해 여름 시즌 최고 기대작답게 국내 언론시사회로는 드물 정도로 수많은 취재진이 참석했다. 기자간담회 시작은 연상호 감독과 공유 그리고 김의성의 농담으로 시작됐다. 연상호 감독은 자신의 첫 상업 실사영화를 선보이는 자리이기에 다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연 감독은 수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부산행’을 만들면서 생각한 연출의 포인트를 설명했다. 그는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었기를 바랐다”면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인물들이 드라마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전했다.

‘부산행’은 애니메이션 ‘서울행’의 다음편에 해당한다. 두 작품의 연결 지점에 대해 “좀 느슨한 관계가 있다”면서 “이번 영화에 나온 여러 캐릭터가 ‘서울역’을 보면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는 느낌 정도만 받으실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작으로 주목 받기에 흥행적인 부담감도 분명 존재했다, 그는 “앞서 선보인 두 작품이 편당 2만 정도를 동원했던 것 같다”면서 “이번 영화는 정말 만족스럽게 완성했다. 흥행적인 부분은 정말 내 몫이 정말 아닌 거 같다. 영화적인 완성도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고 전했다.

영화 속 가장 눈길을 끄는 지점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많은 좀비들이다. ‘부산행’은 특이하게 안무가를 초빙해 좀비들의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 연 감독은 “안무가님을 만났는데 이미 좀비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해두셨더라. 그분이 우리 영화 보다 먼저 ‘곡성’에 참여하셨던 분이다”면서 “나홍진 감독이 워낙 완벽함을 추구하는 분 아니냐. 안무가님이 정말 준비를 많이 하셨길래 ‘이거 이거 그리고 이거요’라며 준비한 소스 가운데 몇 개만 난 선택했을 뿐이다”고 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주연 배우인 공유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공유는 ‘부산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국내 영화 환경에선 생소할 만한 소재를 사용한 것이 너무 흥미로웠다”면서 “연상호 감독에 대한 흥미로움과 배우들의 시너지가 너무 기대가 됐던 작품이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속 수 많은 캐릭터 가운데 눈길이 가는 인물이 있느냐란 질문에 ‘김의성’을 선택했다. 공유는 “만약 꼭 바꿔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선배님의 배역이 탐이 난다”면서 “정말 악랄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고 웃었다.

공유는 영화 속 엄청난 좀비 액션에 대한 고충도 토로했다. 그는 “좀비로 나온 배우들이 아주 불규칙적이다”면서 “설정 자체가 그랬다. 나와 마동석 최우식 3명이 그들의 액션을 받아내야 하는 입장에서 정말 힘이 들었다. 액션을 좀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영화의 액션은 정말 차원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사진=연상호 감독(포커스뉴스)

이에 마동석 역시 “사실 좀비로 출연한 분들이 제일 고생했고 힘들었을 것이다”면서 남모를 고충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마동석의 아내로 출연한 배우 정유미는 만삭의 임산부로 출연한다. 그는 “매일 아침 현장에 가면 특수분장팀이 정성스레 분장을 한다”면서 “분장을 마치면 항상 감독님에게 ‘오늘 잘됐어요?’라며 검사를 받았다”며 웃기도 했다.

‘도가니’에 이어 다시 한 번 만난 공유와의 호흡도 전했다. 그는 “영화적인 재미가 ‘부산행’에 더 있지만, 맥락을 생각하면 두 작품이 공통점이 많다”면서 “공유 오빠와는 정말 잘 맞았다. 제가 부족한 부분이 정말 많았지만 공유 오빠가 잘 받아줬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 유일한 악역인 김의성은 ‘답답하다’며 첫 소감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의성은 “이 영화 속 내 모습은 지금까지 내가 했던 악역을 모두 모아도 더 비호감인 인물이다”면서 “우리 사회에 정신 안 차리고 사는 아저씨가 이런 상황을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영화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애니메이션 전문 연출가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 데뷔작이다.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등이 출연한다. 개봉은 오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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