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이지]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11일 구속됐다. 차씨는 최순실씨를 등에 엎고 박근혜 정부들어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각종 문화예술계 이권에 개입해온 혐의를 받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 공동강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차씨를 구속했다. 

차씨는 법원에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신청했지만,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차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구속)과 공모해 자신의 광고계 지인인 이동수씨를 KT 전무에 앉히고 자신이 실제 소유하는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를 KT의 광고 대행사로 선정되도록 했다. 

이동수 전무는 차은택씨가 일했던 광고 제작사 영상인에서 1993년 1년간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그는 작년 2월 KT에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하고 나서 그해 11월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는 IMC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작년 설립된 신생 광고사 플레이그라운드는 KT 광고 5편을 수주했다. KT는 차씨 제작사인 아프리카픽쳐스에도 6편 광고를 몰아줬다. 

검찰은 차씨가 안 전 수석을 동원해 KT의 광고 부문을 사실상 '점령'하고 나서 자신이 지배하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차씨는 또 작년 3∼6월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공모해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차씨 측이 중견 광고사인 포레카를 사실상 빼앗아 대기업 광고를 대거 수주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플레이그라운드를 직접 세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안종범 전 수석의 요청으로 포스코가 차씨 측에 포레카를 넘기려 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포스코는 차씨 측이 아닌 다른 중소 광고사가 포레카를 인수해가자 광고 물량을 제대로 주지 않다가 차은택씨 일당의 강탈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원래 약속한 광고 물량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1일 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불러 포레카 매각 과정과 광고 발주 경위 전반을 조사했다.

차은택씨는 2006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아프리카픽처스에서 운영 자금 10억여원을 빼내 개인적으로 쓴 혐의도 받는다.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 대행 용역업체 선정 대가로 2억8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구속된 차씨를 상대로 이런 개인비리 이외에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개입 여부를 비롯해 문화·예술계에 걸친 비리 의혹 전반에 관해 수사할 계획이다.

스타에이지 강민주 기자 skang71555@gmail.com 강민주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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