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TV영화] '광해 왕이된 남자'..CJ를 좌파로 만든 그 영화

OCN 27일 설날특선 '광해, 왕이된 남자' 방송..2012년 대선 직전 개봉 1230만 동원 대히트작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조선왕조실록 광해군 8년 편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는 의문의 15일이 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이 15일을 모티브로 제작한 팩션(faction) 영화다.

명과 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주장한 광해군이 재위 기간 동안 친명 사대주의 세력들로부터 시달려온 점에 착안해 이 기간동안 가짜 광해군이 왕노릇하고 진짜 광해군은 피신했다는 게 영화 '광해 왕이된 남자'의 기본설정이다. 

'광해 왕이된 남자'는 2012년 10월 20일, 역대 한국영화 중 7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53일 만인 12월 12일에는 1230만 4000명을 동원해 '왕의 남자'(2005년, 1230만 2831명)를 제치고 한국영화 역대 관객 수 3위에 올랐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공식 누적관객 수는 1231만 9542명이다.

제49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15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후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사퇴를 압박한 이유 중 하나에 이 영화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해 왕이된 남자'도 좌파적인 영화라는 게 박근혜 대통령 주변 권력자들의 관람평이었다는 것. 

'광해, 왕이된 남자'는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병헌(광해군 역) 류승룡(허균 역) 한효주(중정 역) 김인권(호위무사 역)  등이 열연했다. 러닝타임 131분.

영화전문 케이블방송 OCN이 27일 오전 7시40분 설날 TV특선영화로 방송한다.

# '광해 왕이 된 남자' 줄거리

 

광해군 8년, 왕인 광해군은 역모가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과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게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점점 더 흉폭해져 간다. 

두려움에 잠 조차 제대로 자지 못하고 악몽을 꾼다. 견디다 못한 광해군은 도승지 허균을 시켜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대역을 물색하게 한다.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서 탈을 쓰고 민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선을 발견한다. 하선은 광해군은 쏙 빼닮은 외모에 말쏨씨까지 광해군과 비슷하다. 결국 하선은 광해군의 대역으로 선발돼 졸지에 왕노릇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사흘에 한번 정도 광해군 대역으로 쓸 계획이었으나, 어느날 광해군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하선은 아예 왕의 거처에 상주하게 된다.

하선은 허균의 코치에 따라 본격적인 왕 행세를 시작한다. 하지만 하선의 왕노릇은 어색하기만 하다. 대변을 보는 데 궁녀들이 지켜보고, 대변을 보고 나면 '경하드리옵니다'라고 외친다, 임금이 밥을 남겨야 수랏간 궁녀들이 식사를 하는 데 그걸 모르고 그냥 다 먹어버리고...

하지만 난폭했던 광해군과 달리 하선은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인들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자신은 팥죽만 먹고 나머지 밥은 다 남기기도 하고, 자신을 위해 팥죽을 만들어진 기미나인 사월이를 배려해주기도 한다.

여기서 사월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가짜왕인 하선이 국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된다. 

가짜왕 하선이 사월이에게 "어린 나이에 왜 여기까지 왔느냐"고 묻자 사월이는 사연을 털어놓는다. 소작농인 아버지에게 관에서 전복을 바치라고 해서 할 수 없이 고리대금을 쓰게 됐고 빚이 빚을 불고와 어머니와 동생은 노비로 팔리고 사월이는 몸종으로 팔리게 됐다는 것. 

홀로 남은 아버지는 곤장을 맞아 죽었고 어머니와 동생은 생사도 모른다는 사월이의 사연을 들은 하선은 몹시 분노하며 "어미가 살아있다면 꼭 너와 만나게 해주겠다"고 약조한다.

가짜 광해군 하선은 서서히 조정 국사에도 관여하게 된다. 신하들이 왕의 처남인 유정호를 역적으로 몰아 중전이 자결하려고 하자, 하선은 이를 막고 유정호를 풀어주겠다고 중전에게 약조한다. 

신료들이 반대하는 대동법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그것이 백성에게 좋은 것임을 알게 된 이후에는 대동법 시행을 밀어부친다.

가짜왕은 외교 문제에도 개입한다. 당시 중국 대륙에서는 명과 금(나중에 청)이 패권을 다투고 있었는데, 신하들이 명나라에 군사를 파병할 것을 주장하자, 하선은 "그대들이 죽고 못사는 그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열갑절, 백갑절은 더 소중하오"라는 명대사를 남긴다.

한편, 임금이 진짜 임금이 아니라는 소문이 궁궐에 돌기 시작한다. 중전은 임진왜란 때 난 상처가 없는 것을 보고 하선이 진짜 광해군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다.

역모를 꾸미는 자들이 한상궁에게 계피사탕을 주면서 왕이 먹는 팥죽에 넣으라고 한다. 한상궁은 이 일을 사월이에게 시키지만 사월이는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하선을 헤칠 수 없어 계피사탕을 자신에 입에 넣고 "폐하 강녕하시옵소서' 라는 말을 남긴채 피를 토하며 죽고 만다.

이때 부터 영화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역모세력은 광해군이 진짜 광해군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궁으로 처들어 온다. 이들은 광해군을 끌어내 가짜라고 부르며 "네가 진짜라면 가슴에 화살에 맞은 상처가 있을 것이다"고 용포를 벗긴다.

하지만 그 때 이미 하선은 도망가고 진짜 광해군이 궁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임금에게 가짜라고 외치고 용포를 벗긴 자들은 체포된다.

광해군은 하선을 죽이라고 명령하고 군사들이 하선을 뒤쫓는다. 경각에 달린 하선의 목숨을 구해주는 것은 호위무장 도부장이었다. 도부장은 하선을 쫓아온 군사들에 맞서 "당신들에게는 가짜일 지 모르나, 나에게는 진짜 왕이었다"며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고 이 틈에 하선은 도망할 수 있게 된다.

배를 타고 멀리 떠나는 하선을 향해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허균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면서 '광해, 왕이된 남자'는 막을 내린다.

사진=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포스트, 스틸컷.

저작권자 ⓒ 스타에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