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자동로터리 대치, 자정넘겨 계속..광화문광장선 텐트 농성도

강민주 기자 승인 의견 0
   
▲ 12일 밤 8시경부터 서울 내자동로터리에서 시민 수천명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YTN화면 캡처>

[스타에이지]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광화문집회에 참가한 시민 수천여명이 이날 오후 8시께부터 경복궁역 사거리(내자동로터리) 에서 경찰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5시간 이상 대치하고 있다.  

내자동로터리에서 북쪽  방향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쪽으로 행진을 계속하겠다는 게 시위대의 주장이다.  

경찰은 내자동로터리를 지나 더이상 청와대쪽으로의 행진은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버스와 경력 수백명을 내자동로터리에 집중배치해 시위대의 청와대쪽 진출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내자동로터리에서 청와대 본관까지는 직선 거리로 800m 정도 밖에 안된다.  

13일 자정 쯤에는 시위대에 경찰이 밀리면서 일부 대오가 무너지기도 했지만 후면에 설치된 방어벽과 경찰버스 차벽으로 인해 시위대가 청와대쪽으로 진출하지는 못했다. 일부 시위자들은 경찰버스 지붕 위로 올라가거나 방어벽을 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3명과 의경 1명이 부상하고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시위자 1명이 체포되는 등 일부 과열 양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경찰버스 파괴나 경찰 폭행, 경찰에 의한 물대포 살포 등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때 같은 폭력사태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내자동로터리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나 시위가 공식적으로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이날 오전 법원이 애초 이곳에서의 집회를 불허했던 경찰의 처분에 대한 주최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 들인 덕분이다.  

서울행정법원 6부(부장판사 김정숙)는 "경찰이 청와대 인근 사직로와 율곡로의 행진을 전면 제한하려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투쟁본부가 경찰의 금지통고 처분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12일 오후 5시경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1.5km 정도 구간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대열에 한번 들어가면 마음대로 빠져 나올 수도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페이스북 등 SNS에는 "이러다가 넘어지면 밟혀 죽겠다", "몇시간째 꼼짝 달싹 못하고 있다. 소변도 못보고 있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방에서도 10만여명 정도로 추정되는 시민이 대거 상경해 광화문 집회에 합류했다. 

제주도에서도 1천여 명이 비행기를 타고 상경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경북에서도 1만 여명이 상경했다. 부산에서는 6천여 명, 광주 전남지역에서도 시민 2만 여명이 서울행 버스를 탔다. 세월호 유가족 등 안산시민 700여 명도 광화문으로 집결했다.   

부산 광주 대구 진주 태백 영천 등지에서도  12일 오후 6시경 부터 같은 성격의 시국 집회가 열렸다.    

광화문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범야권 인사들도 거리로 나왔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민주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차기 대권 주자들도 참여했다.  

경찰은 전국 272개 중대 약 2만5000명을 집회 현장에 투입했다.기존 경비 담당 인력을 포함해 지방청·경찰서별로 예비편성한 인원, 휴무인원까지 전부 동원했다. 

경찰은 광화문 서쪽 경복궁역 사거리에서부터 안국역 방향 풍문여고까지, 1km가 넘는 '차벽'을 만들어 시위대의 청와대쪽 진출을 막았다.  

이날 오후 6시께 민중연합당 등 일부 시위대가 차벽을 넘어 청와대에서 200m거리에 있는 신교동 까지 진출했지만, 경찰의 2차 차벽에 막혀 한때 경찰과 실강이를 벌이다 다시 율곡로 쪽으로 철수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밤 10시쯤 공식적으로 종료됐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광화문광장 곳곳에 모여서 13일 아침까지 텐트 농성과 자유발언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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