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리더] 이복실 전 차관 "성장하려고 하면 성공도 따라 온다"

두번째 저서 '나는 죽을때까지 성장하고 싶다' 발간..."여성 리더십 훼손 안됐다, 리더십은 성별보다 개인 성격차"

염지은 기자 승인 의견 0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지난 14일 소공동 롯데호텔 아테나가든에서 스타에이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스타에이지]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 속에 ‘여성 리더십’도 훼손된 듯 하다. “대한민국에 다시는 여성 대통령이 나오기 힘들 것”이란 말도 간간히 들린다. 변화를 원하며 여성이라는 신선함에 한 표 던졌던 이들은 후회하고 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닌, 20년 여성정책을 해온 여성 관료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볼까.

최근 두번째 저서 ‘나는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를 펴낸 저자로 만난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55, 행시 28회)은 ‘여성 리더십 훼손’이라는 말에 단호하게 “아니다”고 말했다.

“여성 리더십이 훼손됐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여성이라고 뽑은 것은 아니지 않나요.”

이 전 차관은 탄핵 정국에 대한 말을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수 많은 여성 리더들을 보니까 남성과 여성의 성별 차이에서 오는 리더십보다 개인의 성격, 특성에서 오는 차이가 더 크더라”고 했다.

“성별의 차이보다 개인의 차이다. 이 사람이 잘 못했다고 여성이 다 못했다고 하는 것은 일반화시키는 것이다. 일반화는 고정 관념의 또 다른 이름이다. 여성이니까라는 것은 성별 집단화, 일반화, 고정화시키는 것이고 평가 절하된 개념이다.”

이 전 차관은 성형 시술과 관련한 여성 리더십 논란에 대해서도 “본질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사회적으로 남녀 대립이 문제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과정인 것 같다. 여성 사회 참여가 늘면서 남성들의 위기감이 표출된 것 같은데 남자와 여자는 사실 경쟁 관계가 아니라 협력 관계다. 집에 가면 엄마가 있고 아내가 있고 딸이 있다. 이분법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여성들의 자리를 한정해 놓은 상태에서 여성들끼리 싸우게 하는 구조에서 나오는 말이다. 예를 들면 교육부에 있을 때 유학을 갔다오니 여자 사무관이 3명이 있더라. 남자 총무과장이 여성은 3명이면 됐다고 했다. 여성들끼리 싸우라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 전 차관은 최근 여성정책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다만 “현 정부가 일가정 양립을 국정과제로 열심히 하고 싶어 했는데 지금은 동력을 잃은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했다.

필요한 여성 정책에 대해서는 “일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가정 양립 정책이 여성들한테 가장 피부에 와닿는 것 같다. 당장 아기를 안심하고 맡길 곳이 필요한데 정부가 나서서 해야되고 직장에서도 유연근로를 도입해야 한다. 특히 우리의 경우 정시퇴근 문화는 정말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14일 소공동 롯데호텔 아테나가든에서 스타에이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복실 전 차관은 정무2장관실을 시작으로 30년 공직생활의 20년을 여성정책 업무에 몸 담았다. 여성가족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걸친 한국 여성정책 발전사의 산 증인이다. 장관만 15명을 모셨다. 박근혜정부 첫 개각에서 여성가족부 출범 이래 첫 여성 차관(2013.03 ~ 2014.07)을 지냈지만 2기 개각 때 민간인 신분이 됐다.

이 전 차관은 변신했다. 대학과 기업에서 여성정책에 대한 강의와 멘토링에 참여하고 저술 활동도 활발히 하며 자기 브랜드를 더 쌓아가고 있다. 여성가족부 재직 시절 별명 ‘에너자이저’ 그대로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최근 펴낸 ‘나는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는 지난해 1월 출간한 워킹맘 스토리 ‘여자의 자리, 엄마의 자리’에 이은 두번째 책이다. 첫 출근을 한 딸에게 보낸 A4 두 장에 걸친 장문의 편지가 계기가 됐다.

“(편지에서) 직속 상사한테 인정받고 견뎌내라.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직장인으로서 기본인 것 같다. 그리고 여성이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 너의 유리 천정을 깨라고 강조했다. 남성들은 사장이 될꺼야라며 꿈을 키우는데 여성들은 꿈을 안 키운다. 나도 국장이 됐을 때 유리 천정을 스스로 만들었다. 직업 공무원으로 국장이 됐으니 이만하면 됐지하는 생각이 있었다. 딸 한테는 절대 그런 선을 긋지 말라고 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싶다’는 이 전 차관이 30년간 공직 생활을 하면서 만난 다양한 분야의 여성 인재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그녀들의 공통점은 평생 ‘성장’하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인 여성 첫 미국 차관보를 지낸 전신애 전 미국 노동부 차관보 등 최초의 타이틀을 끊은 여성부터 99통의 낙방통지서를 받고도 긍정의 마인으로 미국 정부 기관 취업에 성공한 유주현 양의 스토리까지 저자가 직접 만난 여성들의 다양한 성장 이야기가 담겼다.

"성장은 야망·자신감·긍정으로 무장된 마인드셋(mindset), 실행·도전·끈기같은 태도(attitude), 그리고 실제 어떻게 일을 한 것인지에 대한 전략(strategy) 세가지로 만들어진다. 이 세가지 요인들을 ‘성장 메이커(growth-maker)'라고 부르고 싶다."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면서 조금씩 자라는 성장을 하려고 하면 하루하루가 행복하더라. 성장을 하게 되면 성공도 따라 오게 되는 것 같다. 성공의 기준을 지위로 보면 안된다. 야망이라는 말을 썼는데 사실은 꿈이다. 살다보면 역경이 많은데 역경을 극복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꿈과 목표를 갖고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열정을 갖는 것이 나를 행복하고 풍요롭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이복실 전 차관은>

△1961년 서울 출생 △세계여성이사협회 이사(2016~) △미래연구소 대표(2016~) △롯데기업문화개선위원회 위원(2015~) △여성가족부 차관(2013.3~2014.7)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 실장, 대변인, 권익증진국 국장, 보육정책국 국장(2005~2013) △서울시립대학교 도시행정학과 학사,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교육대학원 석사/박사 △제28회 행정고시 합격(1984) △홍조근정훈장(2012), 근정포장(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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