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팥죽,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작은설 동지, 동지팥죽 새알심 나이수만큼 먹어

이혜원 기자 승인 의견 0

[스타에이지] 21일은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인 동지(冬至)다.

동지는 24절기 중 스물 두 번째 절기로 이 날이 지나면 하루 낮길이가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한다. 태양의 기운이 싹트는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이날을 작은 설이라 해 설 다음 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생각했다.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라는 말이 전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궁중에서는 동지에 회례연을 베풀었으며 중국에 예물을 갖추어 동지사신을 파견해 이날을 축하했다.

동지가 되면 동지헌말(冬至獻襪)이라고 해 버선을 선물하기도 했다. 새 버선을 신고 동지부터 길어지는 해 그림자를 밟고 살면 수명이 길어진다 해 장수를 비는 뜻으로 버선을 만들어 신었다 한다. 또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겼다.

동지의 대표적인 음식은 ‘팥죽’이다. 동지팥죽에는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먹는 사람의 나이 수만큼 넣어서 먹는 풍습이 있다.

동짓날 이웃끼리 서로 나누어 먹기도 하는 팥죽은 시절식의 하나이면서 질병이나 귀신을 쫓는 신앙적인 뜻을 지닌 음식이다.

조상들은 동지팥죽을 먼저 사당에 올리고장독, 곳간, 헛간, 방에 놓아두고 대문과 벽, 곳간에 뿌리기도 했다. 팥죽의 붉은 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잡귀를 몰아내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팥죽은 이웃이 상(喪)을 당했을 때 쑤어 부조하기도 한다.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나 재앙이 있을 때에는 팥죽, 팥밥, 팥떡을 해서 먹는 풍습이 있었다. 요즈음도 이러한 풍습이 이어져 고사를 지낼 때에는 팥떡을 해서 고사를 지내고 있다.

동지 팥죽의 기원은 6세기 초에 간행된 중국의 ‘형초세시기’라는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공공씨(共工氏)에게 재주 없는 아들이 있었는데 동짓날 죽어 전염병을 퍼드리는 역귀가 됐다. 팥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동지에 팥죽을 끓여 귀신을 물리치는 것이다.

팥죽에는 단백질, 지방, 당질, 회분, 섬유질 등과 비타민 B1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신장병, 각기병에 효능이 있으며 부종이나 변비, 빈혈, 숙취 해소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팥에는 칼륨이 다량 함유돼 나트륨을 분해하기때문에 염분으로 인한 붓기를 빼주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팥죽은 팥에 약 8∼10배의 물을 붓고 팥알이 충분히 퍼지도록 삶은 후 체에 걸러서 껍질을 제거하고 가라앉힌다. 가라앉힌 웃물을 떠서 솥에 붓고 쌀을 넣은 다음 중간 불에서 끓이다 쌀이 거의 퍼졌을 때 가라앉은 팥앙금을 넣고 고루 섞어서 다시 끓인다.

이 때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둥글게 새알모양으로 빚은 새알심을 함께 끓인다. 새알심이 떠오르고 팥죽색이 짙어지고 걸쭉하게 되면 소금으로 간을 한다. 식성에 따라 설탕을 넣어 먹기도 한다.

한편, 서울에 팥죽을 잘하는 집으로는 삼청동 '담장 옆에 국화꽃', 반포동 서래마을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이촌동 '동빙고', 강남역 '장꼬방', 건대입구 '눈내린 팥집'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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