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 세월X vs. 파파이스 '닻줄내리기' 고의침몰설

자로 세월X에서 잠수함 등 괴물체 충동설 주장하며, 김어준의 파파이스 닻줄내리기에 의한 고의침몰설 정면비판

강민주 기자 승인 의견 1

[스타에이지]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26일 공개한 다큐멘터리 세월X의 내용 가운데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이른바 고의침몰설에 대한 비판 부분이다. 자로는 고의침몰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른바 '닻줄 내리기설'을 집중적으로 검증하면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닻줄 내리기론'은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올해 1월 방송에서 제기된 주장이다.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대회전 급변침이 그 직전 세월호에서 고의로 내린 닻 때문에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즉 세월호가 급변침을 한 지점은 정부 발표와 달리 병풍도와 매우 가까운 위치이며, 여기서 닻이 바다속 언덕이나 바위 등에 걸리면서 4차례의 지그재그가 발생했고 결국 마지막 걸림에서 대회전 급변침과 함께 세월호의 침수가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측은 현재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월호 영화 '인텐션'을 제작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로는 세월X '챕터 8. 세월호 닻의 진실'에서 파파이스의 '닻줄내리기론'을 조목조목 검증하며 "있을 수 없는 가정"이라고 결론내렸다. 

# 닻줄내리기에 의한 고의침몰설

2016년 1월16일 방송된 한겨레 김어준의파파이스에서는 김지영 감독(미친 김감독)이 출연해 1년6개월여동안 추적한 세월호 침몰의  원인에 대한 결론을 공개했다. 

여기서 파파이스가 내린 결론이 '닻줄 내리기에 의한 고의 침몰설'이다. 

파파이스는 정부가 공개한 세월호의 AIS(자동식별장치) 항적도와 세월호가 대회전 급변침을 시작한 지점의 위치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전제했다. 

파파이스는 세월호 침몰 당시 근처 해역에 있었던 둘라에이스호 문예식 선장이 당시 해도에 기록한 메모를 근거로 세월호가 급변침을 한 지점이 정부 발표보다 200m 이상 병풍도 쪽으로 더 떨어진 지점, 즉 병풍도와 매우 가까운 위치라고 주장했다. 

파파이스는 이와함께 해군이 공개한 세월호 항적도를 분석했다. 

해군 항적도를 보면 세월호가 급변침 직전 4군데 정도에서 45~90도 정도의 각도로 훽훽 방향을 튼 것 처럼 표시돼 있다. 

파파이스는 이 해군 레이더 항적도를 둘라에이스 선장이 지목한 세월호 급변침 지점으로 이동해 살펴본 결과, 해당 지역 40m 해저등고선과 세월호 궤적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결국 세월호가 닻을 내리고 18노트 전속력으로 달리는 과정에서 닻이 해저에 있는 언덕에 걸리면서 그 충격으로 세월호가 침몰직전 4차례정도 급격한 방향전환을 했고 결국 마지막에는 선체가 기울면서 침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선수 왼쪽 상단 부분의 철제 레일이 안쪽 방향으로 심하게 휘어지고 끊어진 것이 발견됐다. 

이 철제 레일이 세월호가 기울면서 쓰러진 컨테이너에 부딪쳐 휜 것이라면 바깥쪽으로 휘어져있어야 상식적인데, 휜 방향이 안쪽이어서 힘을 가한 물체가 무엇 인 지 의문을 낳았다. 

파파이스는 고의로 내려 끌고가던 닻이 바닥에서 바위 등에 걸린 후 물 밖까지 튕겨서 세월호 선수 위쪽에 있는 이 철제 레일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추정대로라면 철제 레일이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으로 휜 것도 설명된다.  

# 자로 세월X의 반론

 

하지만 세월X에서 자로는 이같은 파파이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자로는 닻을 운항중 내린 것이 맞다면 문제의 닻에는 충격의 흔적이 남아있을 터인데, 세월호 침몰 당시 카메라에 찍힌 세월호 닻에는 그런 흔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닻을 내리고 전 속력으로 달렸다면 세월호 선체에 있는 닻 구멍에도 손상이 발생했을 것인데, 세월호 닻구멍에는 그렇게 손상된 흔적이 없었다는 것이 자로 세월X의 주장이다. 

자로는 닻 내리기에 의한 세월호 침몰이 맞다면 세월호 선수에 설치된 양묘기(닻을 올리고 내리는 기계)에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압력이 가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로는 "파파이스 주장대로라면 세월호 닻줄에는 1만2천노트의 장력이 가해졌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런 장력이 양묘기에 가해지면 양묘기는 통째로 뜯겨나가야 정상이다"고 했다.    

자로는 또한 "운항중일 때는 닻이 바닥에 박히는 힘이 크게 떨어져서 닻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바닥에 질질 끌려가게 돼 있다"며 닻이 바다 속 바위 등에 걸리는 힘을 이용해 세월호를 쓰러뜨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세월호 닻은 침몰 직전에도 그대로 닻구멍에 그대로 있는 것이 확인됐다. 

자로는 세월X에서 "세월호 선원들이 닻을 내렸다가 세월호가 기운 후 다시 끌어올렸다는 말인데, 배가 기운 상태에서는 닻을 올리는 양묘기가 절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로는 "닻을 내릴 때의 소음은 장난 아니게 커서 선수 쪽 사람들은 모두 들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런 굉음을 들었다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자로는 둘라에이스호 문예식 선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파파이스가 주장한 지그재그 운행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목격담을 밝혔다고 전했다.

문 선장은 SBS 인터뷰에서 "세월호가 둘라에이스호를 추월해서 맹골수도로 들어갈 때 배가 기울거나, 속도를 줄거나, 지그재그로 가는 등 이상현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자로는 "(파파이스는) 해군 레이더 항적이 물리법칙에 위배되지 않고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며 "(파파이스 주장대로라면) 정부 모든 기관이 고의침몰을 숨기려 조작에 가담했는데 해군만 이를 거부하고 비협적으로 나왔을까"라고 지적했다.   

자로는 세월호 상단 철제 레일에 발생한 안쪽 휨 현상을 닻과 연결해 설명하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다고 했다. 자로는 "닻이 초속 20m의 속도로 튕겼더라도 순식간에 속도가 확 줄어서 바닥에서 4m이상 올라갈 수 없다"며 파파이스의 이런 추론을 일축했다. 

자로는 "정부가 제대로 된 소통없이 닻을 잘라 낸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를 고의침몰과 억지로 연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월호의 닻은 현재 모두 잘려서 인양된 상태다.

자로는 세월호의 급변침 지점과 관련해 파파이스가 둘라에이스호 문예식 선장이 해도에 적은 메모를 근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자로는 "문 선장이 급변침 위차를 확인하려면 세월호가 지나간 잔상이 사라지기 전에 마우스 커서를 찍어야 한다. 둘라에이스호에는 '항해기록장치(VDR)가 없어서 레이더 화면이 저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에 커서를 찍느냐에 따라 편차는 500m 이상 커질 수 있다. 단 하나의 좌표만으로는 어디에 찍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로는 또 세월X 에서 "문 선장이 세월호와 병풍도를 직접 보면서 급변침 위치를 확인한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당시 둘라에이스호는 세월호와 7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가시거리는 약 5마일이기 때문에 문 선장이 육안으로 (세월호의 방향 등을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자로는 파파이스의 닻줄내리기론과 고의침몰설을 비판한 이유에 대해 "그들의 노력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힘이 흩어지는 것을 막고 진실을 찾는 데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비판적 검증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자로는 세월X에서 "세월호는 잠수함같은 거대한 괴물체에 의한 외부 충격에 의해 침몰했으며, 세월호를 충격한 물체의 정체는 세월호 급변침 당시 진도VTS관제센터 레이더 영상에 나타난 괴물체를 규명하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자로 세월X, 김어준의 파파이스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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