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이지]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찾은 세월호 침몰의 '진실'은 레이더에 나타난 '괴물체'였다.
세월호는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49분 문제의 대각도 급변침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세월호 궤적을 따라 등장한 괴물체가 세월호를 침몰시킨 범인라는 것이 자로의 결론이었다.
2014년 6월 공개된 진도VTS관제센터의 당시 레이더 영상을 보면 세월호가 급변침을 한 직후인 8시51분 세월호 뒤쪽에 괴물체가 나타났다가 10분정도 세월호를 따라 북쪽으로 서서히 올라가다가 사라진다.
이 괴물체의 정체에 대해서는 세월호에서 떨어진 컨테이너라는 게 지금까지의 통설이었다.
하지만 자로는 이 괴물체가 컨테이너 박스가 아니라고 결론내렸다고 25일 밤 방송돤 JTBC이규연의스포트라이트 인터뷰에서 밝혔다.
자로는 이 괴물체가 컨테이너라고 하기에는 일단 크기가 너무 크다고 했다.
세월호는 당시 조타실 앞부분 선수 빈 공간에 화물용 콘테이너를 45개 적재하고 있었다.
이 중 급변침 때 바다로 떨어진 컨테이너는 25개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로는 "진도VTS 레이더가 바다에 떨어진 컨테이너 박스 25개 전부를 하나의 물체로 인식했다고 하더라도 영상에 찍힌 물체의 크기가 그렇게 나올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었다"고 했다.
즉 레이더 영상에 나온 세월호의 크기와 세월호 후미에 나타난 괴물체의 크기를 비교했을 때, 그 괴물체가 컨테이너라면 도저히 그 크기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자로의 결론이다.
자로의 분석에 따르면 레이더 영상에 잡힌 괴물체의 크기는 세월호의 6분의 1 정도다.
세월호에 실렸던 컨테이너로 세월호 크기의 레이더 영상을 만들려면 컨테이너가 1만개기 필요한데, 세월호에서 바다에 떨어진 컨테이너가 25개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1500개 정도의 컨테이너 박스가 모여있어야 괴물체 크기의 영상이 레이더에 잡힌다는 것이다.
25개의 컨테이너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넓게 퍼져 있었다면 그 크기의 영상으로 포착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진도VTS 레이더를 납품한 GCSC 이상길 대표는 진도VTS 레이더의 분해능(물체를 개별적으로 나누어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 30m라고 했다.
즉 바다에 떨어진 컨테이너 박스가 서로 30m 이내 거리를 두고 흩어져 있었다면 레이더에 하나의 물체로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자로는 이런 가능성도 부인했다. 그런 경우에는 레이더가 흩어져 있는 컨테이너 전체를 하나의 물체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컨테이너가 너무 작아 레이더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레이더에 하나의 큰 영상으로 잡히는 것도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자로의 결론이다.
자로는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외 레이더 전문가들과 김관묵 이화여대 나노과학과 교수에게도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규연의스포트라이트에서는 자로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렸는 지는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로의 결론이 '잠수함 충돌'인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잠수함 충돌설은 참사 직후 부터 일각에서 제기된 주장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를 줄곧 부인해 왔다. 사고 당시 근처 해역에 잠수함이 없었으며 그 결정적인 방증으로 사고 지점의 수심을 들었다.
사고 해역의 수심이 최대 37m인데, 이 정도의 수심에서는 잠수함이 다닐 수 없다는 것이다.
자로는 이런 주장도 사실과 맞지 않다고 했다. 해도와 레이더영상을 겹쳐서 확인해 본 결과 세월호가 급변침한 지점, 즉 괴물체가 레이다에 포착된 지점의 수심은 50m 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자로의 주장이다.
세월호 사고 주변 해역은 잠수함이 상시적으로 운항하는 곳이라는 군 관계자의 증언도 있다.
이규연의스포트라이트에 나온 군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당시 해군과 미군부대간 교신 내용도 있으나 비공개 상태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사고 해역이 항시적으로 잠수함이 다니는 길목이 맞다는 것"이라고 했다.
자로는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군이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해군 레이더 영상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관묵 교수도 "(레이더에 나타난) 물체는 컨테이너로 보이지 않는다. 2년넘게 (레이더 영상에 나타난 괴물체를) 연구한 결과 레이더 에 그 크기로 잡힐 수 있으려면 상당한 크기의 물체이어야 한다. 그 정도라고 한다면 선박 정도인데 잠수함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괴물체가 움직인 속도를 봐도 컨테이너 같은 단순 부유물로 볼 수는 없다는 게 자로의 주장이다.
괴물체는 조류보다 빠른 3.7노트로 움직였으며 이는 괴물체가 자체 동력을 지닌 물체라는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충돌한 것이 잠수함인 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세월호가 외부 충격 때문에 급변침하고 침몰했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 자로의 결론이다.
자로는 이의 근거로 많은 정황증거들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외부 충돌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세월호 침몰 직전 무수하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세월호는 정부 발표대로 조타 실수 등으로 서서히 기울면서 침몰까지 한 것이 아니라 두번 정도 큰 충격과 함께 급격하게 쓰러졌다는 것이 자로의 주장이다.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경우 3층 쇼파에 앉아있다가 밖으로 튕겨져 바다에 떨어졌는데, 이것만 봐도 서서히 기우는 일반 침몰 사고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에서 조준기 조타수는 "배 날개 부분에 무언가 약간의 충격을 받은 느낌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청해진 김영붕 상무 메모에도 배 앞부분 충격이 나온다. 일등기관사 손지태씨도 "드드륵 하는 소리가 들렸고 배가 좌측으로 기울었다"고 증언했다. 암초 유사한 물체에 선박의 선저가 부딪혔다는 것이다.
자로는 이런 증언자들이 공통적으로 좌현 선수 쪽 충격을 얘기했다며 반드시 재조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자로는 일단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세월호 원인이라고 밝힌 과적, 조타 실수, 고박 불량, 선체 복원력 부실 등은 전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과적의 경우 세월호는 평소에도 과적을 일삼았는데, 참사 당일 과적량은 다른 날보다 오히려 적었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자로는 설명했다.
조타실수로 선체가 1차적으로 우측으로 20도 정도 기울고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다시 30도까지 기울었다는 정부 발표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자로의 결론이다.
정부 발표와 달리 조타수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며, 이는 세월호 수중 촬영 화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증명됐다고 자로는 주장했다. 세월호 계기판에 나타난 계기바늘 흔적이 왼쪽으로 꺽어져 있다는 것이다.
좌측에서 강한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서 조타수가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조타기를 왼쪽으로 꺽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고박 불량 문제도 화물 적재상태가 불량하기는 했지만 컨테이너의 경우 배가 20도 기울었다고 해서 바다로 미끌어지지는 않는다는 게 자로의 주장이다.
이 정도 선체 기울기에서 컨테이너가 넘어간다면 일주일에 한번씩 해양사고가 나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영상을 보면 선체가 77.9도 기운 상황에서도 컨테이너가 선체에 그대로 붙여 있는 것이 확인된다.
화물칸에 실린 자동차들도 바퀴는 고무밴드와 받침대로 고정돼 있었다.
즉 세월호가 화물고박을 확실하게 하지 않은 것을 인정하더라도 화물 쏠림 때문에 선체가 더 기울었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복원력 문제도 세월호가 증개축으로 무게중심이 올라간데다 평형수마저 덜 채워 복원력이 없다고 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편견이라는 게 자로의 주장이다.
자로는 "복원력이 나빴으니까 배가 넘어갔을꺼야하는 편견이 있는데, 실제 사고가 날 정도로 복원력이 나빴는 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로는 "사고당시 학생들이 찍은 동영상을 보면 커튼은 창문에서 45도 넘게 기울었다. 30분간 비슷하게 52도 까지 기울었지만 전복안됐다. 62도로 기울면서 전복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관묵 교수도 "복원력이 나쁘지 않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자로는 "세월호 사고에 대해서는 진짜 전문가들이 침묵하고 있다"며 "강력한 세월호 특조위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방해로 시작조차 못했다. 특조위를 부활시켜야할 명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세월엑스 다큐멘터리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사진=자로가 괴물체의 근거로 삼은 진도VTS 레이더 영상. 초록색으로 표시된 세월호 궤적에 괴물체가 나타났다가 사라진 흔적이 담겨있다. JTBS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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