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식품, 어쩌다 이 지경까지..

김영식 천호식품 창업주, 가짜 홍삼 파문 책임 회장직 사임

강민주 기자 승인 의견 0

[스타에이지]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이 '가짜 홍삼' 사태와 관련해 6일 회장직에서 전격 사임했다. 

김영식 회장은 이날 언론에 보낸 사과문을 통해 "천호식품의 창업자이자 회장으로서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린데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오늘부로 천호식품의 등기이사 및 회장직에서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천호식품과 관련된 어떠한 직책도 맡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천호식품은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될 경영혁신위원회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변철형 부장검사)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 위반 등 혐의로 홍삼제품 제조업체 대표 김모씨(73) 등 7명을 구속 기소했다. 

이 업체는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중국산 인삼농축액에 물엿, 캐러멜색소, 치커리 농축액 등을 섞어 가짜 홍삼제품을 제조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천호식품은 구속된 이들 업자로 부터 가짜 홍삼 원료를 구입한 뒤 홍삼 관련 식품들을 제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천호식품 관계자들이 가짜 홍삼 원료에 대해 사전에 인지했는 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김영식 회장은 "외부업체의 원료생산과정 또한 철저하게 검수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원료 검수로 인해 물엿과 캐러멜 색소가 첨가된 홍삼농축액이 사용된 제품을 '100% 홍삼 농축액'으로 표기 기재해 제품을 판매하는 큰 잘못을 범했다"고 사과했다. 

김 회장은 "문제가 된 제품은 이미 전량 폐기 조치된 '6년근 홍삼만을', '6년근 홍삼진액', '쥬아베 홍삼', '스코어업' 등 4종의 제품 이외에 '마늘홍삼'(제품 유효기한 2017년 1월 17일~ 10월19일)과 '닥터공부스터'(제품 유효기한 2017년 3월 6일~ 9월 28일) 등 2종"이라고 밝혔다.

김영식 회장은 "최대한 신속하게 전량폐기하고 이미 판매된 제품은 조건 없이 환불 및 교환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식 회장은 "모든 제품에 최고의 품질을 담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창업주인 김영식 회장이 천호식품에서 직책을 뗄 지경까지 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 김 회장과 천호식품이 연이은 악재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지난 3일 가짜 홍삼 사건이 불거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천호식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급속히 퍼졌다.

누리꾼들은 '#천호식품 불매운동' 해시태그를 달아 퍼트리는 등 천호식품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누리꾼들이 천호식품에 대해 이처럼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가짜 홍삼액 사건 때문 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도 김영식 회장이 촛불집회를 비난하는 동영상을 올리는 바람에 네티즌 사이에 천호식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김영식 회장은 지난 11월 4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자신이 운영하는 다음카페 '뚝심이 있어야 부자 된다'에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부추연)'가 만든 '좌파의 최면에 걸린 대한민국'이란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을 올리면서 쓴 글에서 김영식 회장은 "촛불시위 데모 등 옛날 이야기 파헤치는 언론 등 왜 이런지 모르겠다. 국정이 흔들리며 나라가 위험해진다. 똘똘 뭉친 국민 건드리면 겁나는 나라, 일당백 하는 나라 이런 생각이 들도록 해야 되는데,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무섭다"고 했다.

김영식 회장이 과거 방송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와 경영방침도 가짜 홍삼 파문과 맞물리면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당시 김영식 회장은 "고객들이 드시고 효과를 볼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좋은 제품으로 노벨의학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누리꾼들은 관련 동영상과 함께 "페이크 홍삼도 만들어내는 실력이니 진짜노벨의학상 받겠네", "좋은 제품말고 진짜 제품이나 만드세요", “참 나쁜데… 도대체 알릴 방법이 없네”
등의 비난성 글을 SNS에 쏟아냈다.

천호식품은 김영식 회장이 1984년 8월 28일 건강보조식품의 제조 및 판매사업을 목적사업으로 해 처음 설립했다.

초기엔 개인회사였지만 2009년 11월 24일 천호식품 주식회사로 법인 전환했다.

천호식품의 최대주주는 에어콘제1호유한회사로 3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지안 대표이사가 두번째로 많은 22.0%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김영식 회장의 지분율은 8.5%로 돼 있다. 

천호식품의 매출은 2015년 기준 676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이었다. 2014년 매출액은 772억원이었다.

사진=천호식품 김영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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