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낙마, 반사이득 1위는 황교안, 2위는?
리얼미터 1일 "반기문 불출마 효과"조사.. 황교안 20.3%, 문재인 16.3%, 유승민 11.4%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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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화면캡처.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차기 대선 레이스에서 전격 사퇴하면서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 따른 반사효과를 어떤 대선 후보가 챙길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기문 전 총장이 스스로를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이념적 성향을 자평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보수층을 지지기반으로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의 사퇴에 따른 반사효과, 즉 기존 반기문 지지표를 가져갈 대선 주자도 보수 정치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절반만 맞는 것이었다.
1일 반기문 전 총장의 사퇴 직후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기문 전 총장의 '불출마 효과'가 누구에게 갈 것이냐"는 질문에서 최고의 수혜자는 예상대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였다.
20.3%의 응답자가 황교안 총리가 '반기문 불출마 효과'의 최고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덕분에 황교안 총리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지난달 23~24일 설 연휴 직전 조사(리얼미터) 때의 7.4%에서 이날 조사에서는 12.1%로 급등했다. 황교안 총리의 이같은 대선 후보 지지율은 전체 대선 후보 중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특이한 것은 '반기문 불출마 효과'를 두번째로 많이 받을 것으로 예측된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전 대표라는 점이다. 16.3%의 응답자가 문재인 전 대표가 '반기문 불출마 효과'를 가장 많이 볼 것으로 답했다.
이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국민 상당수가 반기문 전 총장을 지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보수층을 대변하는 유력 후보가 사실상 공백상태가 되면서 현실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해진 점을 수긍한 것일 뿐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26.1%로 설 연휴 직전 때 (32.8%)보다 되레 떨어졌다. 이는 같은 친노계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인한 밴드웨건 효과에 따른 문 전 대표의 지지층 잠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지사의 지지율은 설 연휴전 6.4%에서 이날 조사에서는 11.1%로 급등했다.
황교안, 문재인에 이어 '반기문 불출마 효과' 수혜자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11.4%)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10.4%), 안희정 충남지사(8.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성남시장(5.9%)와 남경필 경기지사(2.6%)의 '반기문 불출마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결국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여권에서는 황교안 권한대행이 사실상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율(12.1%)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4.3%)과 남경필 경기지사(2.0%)는 물론 국민의당 간판인 안철수 전 대표(9.3%) 보다도 높아졌다.
야권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11.1%)가 기존 2위였던 이재명 성남시장(9.9%)을 제치고 문재인 전 대표 바로 뒷줄까지 치고 올라왔다. 반기문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야권의 대선 후보 지형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일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 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9.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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