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일가 재산 축적, 박 대통령이 시켰나?...'조순제 비밀 녹취록' 공개(종합)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최태민 돈 철저히 관리, 근혜 영애가 그렇게 시켜"..."장시호, 김종과 각별한 사이"

이혜원 기자 승인 의견 0
<사진=JTBC 캡처>

[스타에이지=이혜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40년 인연으로 얽히며 국정을 농단한 최태민, 최순실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단서가 담긴 최태민 의붓아들인 고 조순제씨의 비밀 녹취록이 공개됐다.

6일 저녁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이하 '스포트라이트')에서 공개된 녹취록에서 조순제씨는 1970년대 초중반 최태민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해 "먹고살기가 힘들정도로 생활이 어려웠다"며 1975년 구국선교단 조직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명예총재 자리 앉힌 뒤엔 "돈 천지다. 재벌들이 돈 다 냈다"고 증언했다.

또 "구국선교단 돈 관리는 최태민이 철저히 관리했다. 근혜가 그렇게 시키고"라며 "절대 누구에게 맡기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조순제씨는 이어 "10.26 이후 최태민에게 뭉텅이 돈도 왔다. 이후 생긴 돈은 최순실도 심부름을 했다"고 했다. 조순제는 최태민의 다섯째 부인이자 최순실의 어머니인 임모씨가 최태민과 결혼하기 전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최순실의 이복오빠다. 최태민은 자신을 성을 따르지 않는데도 조순제를 친아들 못지 않게 총애한 것으로 전해진다. 1975년에 조직된 구국선교단에서 활동했던 조 씨는 1980년대 영남대에서 당시 박근혜 이사의 핵심 측근으로 영남투자금융의 전무로 활동했다. 

이 비밀 녹취록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순제씨는 9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했으며 녹취록 작성자들은 전직 언론인 2명으로 이 중 한 명은 조 씨의 친구로 전해졌다. 

녹취록은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내부에서 보고되기도 했으나 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며 공개되지 않았다. 조 씨는 녹취록이 작성되고 1년 뒤인 2008년께 사망한 걸로 알려지고 있다.

방송은 녹취록을 남긴 이유에 대해 조순제씨가 2007년 7월 한나라당 대선청문회때 경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을 모른다고 해서 너무 황당해서 나타났다고 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영남투자금융 김정옥과 조순제를 아느냐"는 질문에 "김정옥 씨만 안다. (나머지는) 어쨌든 내가 모르는 분"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영남대 교직원들은 이사장, 총장은 실권이 없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측근 4인방이 다 실권을 갖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4인방은  김정욱 상임이사, 곽완석 사무부처장, 손윤호 영남의료원 사무부장 , 조순제 영남투자 이사 등으로 곽씨는 최태민의 외조카, 손씨는 처남, 조씨는 의붓아들이다. 김정욱은 박 대통령의 측근이고 나머지는 모두 최태민의 친인척들이다. 새마음봉사단 총재로 활동하던 당시 박근혜 영애는 이 단체가 운영한 경로병원을 각별히 아꼈는데 조순제와 최태민은 이 병원의 이사로도 이름이 올라 있었다. 

한편 최순실에 흘러 들어간 돈은 문화창조융합벨트구축 1278억원, 재외한국문화원 운영 980억원, 한국관광콘텐츠 활성화 194억원, 지역혁신생태계 구축지원 473억원, 지역특화사업 활성화 지원 146억원, 올림픽공원 운영지원 565억원, 코리아에이트사업 144억원, 태권도 진행 169억원,  6개월 챌린지 및 엑셀러레이터 연계지원 241억원, 문화박스쿨 설치 및 활용 45억원 등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13조원이 투입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최씨 일가의 먹잇감이었다.

최순실 일가의 사업을 적극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이규혁(왼쪽)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이날 방송에서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의 수행비서 B씨의 증언도 전했다. 

B씨가 갖고 있는 USB에선 장시호가 만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누림기획 같은 법인 설립 과정에서 문체부 대한민국체육상, 태권도복 디자인, 폐교 활용 사업의 이권 개입 물증이 있었다. 최순실의  '지시사항'과 '수정사항'이 자필로 담긴 문건과 장시호가 등장하는 녹취파일도 나왔다.

장시호는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에게 명품 몽블랑 펜을 선물하기도 했다. 장씨 측 사람들은 김종 전 차관이 장씨의 사무실에 들려 직원들을 격려했으며 장시호는 김종 제2차관을 '팬더'라고도 부를 만큼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은택은 문화, 장시호는 스포츠를 맡아 최순실에게 인정받기 위해 경쟁했으며 서로 견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장시호는 코치나 감독 자리를 제안하며 전직 국가대표 출신 빙상 스포츠 스타들에 접근했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이규혁(38)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 과정부터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규혁은 스포츠토토빙상단의 감독에 부임하기 전인 지난해 6월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전무이사를 맡았다. 강릉시청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송석우 선수도 센터의 설립과정에 관여하며 "약속받고 간 것"으로 증언됐으나 송 감독은 "시청에 들어온 후 영제센터가 생겼다. 관련없다"고 부인했다.

한국동계영제센터는 지난 4월부터는 스키 국가대표 출신인 허승욱(44)이 센터를 이끌고 있다. 또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인 제갈성렬(46),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분과위원회 위원인 전이경(40),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감독 조용제 등이 이사를 맡고 있다.   

실적도 없는 동계영재올림픽센터에 삼성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각각 5억원, 2억4000만원씩 후원하기로 한 사실도 이날 방송에서 공개됐다.

최씨 일가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각종 이권 사업을 겨냥해 걸림돌이었던 조양호 위원장 위원장과 사무총장 등 조직위 사람들의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해석되는 증언도 이어졌다. 

장시호의 중학교 선배는 장시호가 학창시절에 가출과 결석을 일삼았고 욕을 잘하고 성격이 거칠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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